국산 틸트로터 무인기 세계 최초 함상 자동이착륙 성공

입력 2017-07-12 10:02
수정 2017-07-12 10:02


(박근태 IT과학부 기자)국내 기술로 개발된 틸트로터 무인항공기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바다위에 떠있는 배 위에 착륙하는데 성공했다. 헬리콥터처럼 수직이착륙이 가능하면서 고속으로 비행할 수 있는 이 항공기는 미국 등에서 그간 여러 차례 함상 이착륙 실험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7일 오후 1시쯤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6㎞ 앞 해상에서 해양경비안전본부 소속 훈련함 바다로호에 틸트로터 무인기 TR-60를 이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발표했다.

길이 3m, 폭 3m, 무게 200㎏인 이 무인기는 이착륙 때는 프로펠러를 위로 향해 수직으로 뜨고 내리고, 비행할 때는 프로펠러를 다시 앞으로 향해 고속으로 날아간다. 미군은 일찍부터 병력을 실어나르는 틸트로터 유인기 오스프리(V-22)를 개발해 실전에 배치했다. 미해군은 규모가 작은 무인 틸트로터기 개발에도 나섰지만 번번이 함상 이착륙 실험에 실패했다. 지상과는 달리 선박은 파도의 불규칙한 흔들림 때문에 이착륙에 매우 불리한 환경이다.

이날 실험은 10노트 속도로 진행하는 함상에서 진행됐다. TR-60은 미리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이륙한 뒤 선회 비행을 하고 앞으로 나가나는 함정 갑판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이날 10회 연속 진행된 실험에서 TR-60은 안정된 성능을 보였다.

함상 이착륙 기술 핵심은 흔들리며 이동하는 선박 갑판에 무인기를 자동으로 정밀하게 유도해 착륙시키는 데 있다. 움직이는 선박의 착륙 지점과 무인기의 위치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둘 사이 거리가 0에 가깝게 접근할 때까지 정밀하게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진은 선박과 무인기 사이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 오차가 5㎝ 미만인 RTK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라는 기술을 사용했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무인기가 함상 자동 이착륙에 성공한 건 처음이다. 틸트로터 유인기인 오스프리가 상륙함에서 운용되기는 하지만 틸트로터 무인기가 함상 자동이착륙에 성공한 것도 처음이다. 항우연은 틸트로터 무인기가 함상 착륙에 실패할 것에 대비해 나로우주센터 전용부두에 임시 착륙장을 마련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 성공으로 국산 틸트로터 무인기의 함상 운용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실용화 연구를 통해 육상뿐 아니라 어군탐지, 불법어업 감시, 해양안전 감시 등 해상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구축했다고 덧붙였다. 항우연은 지난 2012년에 1t급 틸트로터 스마트 무인기(TR-100) 개발에 성공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으로 대한항공과 함께 TR-60의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다.(끝) /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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