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 송강호X유해진X류준열이 빚어낸 마음의 협연

입력 2017-07-10 20:08
수정 2017-07-11 16:31

"촬영을 하면서 광주 시민들의 고통과 비극을 깊이 깨닫게 됐습니다. 희생자들의 고귀한 정신을 진정성 있게 연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택시운전사'가 마음의 빚이라도 덜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합니다."

배우 송강호의 이 한 마디는 왜 '택시운전사'가 세상에 빛을 봐야하는지를 설명한다.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 도마스 크레취만이 출연한 영화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을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다.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세상에 알린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와 택시운전사 김사복의 실화를 각색했다.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언론시사회에서 송강호는 "이 영화의 지향점은 광주의 아픔을 되새기자가 아니라 아픔 속에서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희망을 이야기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르겐 힌츠페터기자는 계엄 하의 삼엄한 언론 통제를 뚫고 유일하게 광주를 취재해 전 세계에 5.18의 광주를 알린 독일 출신 기자다. 그의 광주행에 함께한 이는 힌츠페터조차 끝내 다시 찾지 못해 익명의 존재로 남은 택시기사 김사복(가명)씨다.

이 영화는 택시기사가 힌츠페터와 광주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감정선을 세밀하게 표현했다.

택시기사 김사복, 극중 만섭 역을 연기한 송강호는 "실존인물에게 누가 되지 않게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픈 비극을 담은 시대극이라고 슬프게만 묘사하고 싶지는 않았다"라며 "관객에게 희망적이고 진취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광주 택시운전사 황태술 역의 유해진은 "어린시절 TV로 광주의 모습을 봤고, 커가면서 그것이 실제와는 달랐다는 사실을 알게됐다"라며 "오늘 영화를 보고 당시 광주 시민들의 숨은 희생을 돌이켜보는 계기가 됐다"라고 전했다.

광주 민주화운동 이후 태어난 류준열은 "'푸른 눈의 목격자'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가슴 아픈 기억이 있었다"라며 "시나리오를 읽고 영화에 참여하게 된 것 자체가 감격스럽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장훈 감독은 "우리 영화는 보편적인 사람들이 (광주와 같은) 상황이 닥쳤을때 어떤 심리 변화를 겪게 될까에 대해 그린다"라며 "아픈 역사를 다룬다는 점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보여줘야 할 부분은 확실히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또 "처음 이 시나리오를 봤을때 평범한 소시민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외부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광주와 우리 언론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택시운전사'는 오는 8월2일 개봉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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