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중국 건설장비 수요 회복에 4거래일째 상승
포스코, 2년7개월 만에 30만원…LS·고려아연 등 금속주 강세
롯데케미칼·대한유화도 관심
화장품·카지노 등 소비재주는 '싸늘'
[ 최만수 기자 ] 중국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제조업 지표들이 일제히 상승하면서 꺼져가던 리플레이션(점진적 물가 상승) 기대에 다시 불이 붙는 분위기다. 제조업 수요가 늘면서 각종 원자재값도 오름세다. 중국 경기는 국내 제조업 및 수출 경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철강·화학·기계 등 경기민감주의 반등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중간재 수입 늘리는 중국
두산인프라코어는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80원(2.15%) 오른 8540원에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올랐다. 주력 무대인 중국 시장에서 굴삭기 등 건설장비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올 2분기 전년 동기보다 17.7% 늘어난 204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중국의 부동산과 건설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가파르다”며 “올해 중국 굴삭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66.7% 증가한 10만5000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목표주가도 9700원에서 1만500원으로 8.2% 올렸다.
철강·금속주도 중국발(發) 훈풍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 포스코는 4000원(1.35%) 오른 30만원에 마감했다. 포스코가 30만원대를 회복한 것은 2014년 12월 이후 2년7개월 만이다. 국제 구리값 상승세에 힘입어 LS(1.59%) 고려아연(0.44%) 등 금속주도 올랐다.
2분기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화학업종의 반등도 예상된다. 중국의 수요가 늘면서 부타디엔 에틸렌 등 주요 제품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부타디엔 가격은 1주일 새 5% 가까이 올랐다. 이지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했던 중국의 재고확충 움직임과 함께 롯데케미칼 대한유화 등 화학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리플레이션 기대 다시 높아져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지표에 주목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7로 전 달보다 0.5포인트 올라 11개월 연속 경기 확장세를 이어갔다. 차이신 제조업 PMI도 50.4로 시장 전망치인 49.8을 훌쩍 뛰어넘었다. PMI가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 웃돌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하반기에 글로벌 소비 시즌이 집중돼 있어 중국 경기지표는 우상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올해 세계 증시의 상승세 속에서 소외됐던 중국 증시는 최근 ‘V자’를 그리며 반등하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들어 3.6% 오르는 데 그쳤지만 최근 3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하이종합지수가 하반기 3200을 넘어 완만한 상승세를 그릴 것으로 내다봤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에 이어 중국까지 주요 2개국(G2)의 제조업 경기가 뚜렷하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세계적으로 다시 리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G2의 경기 회복세는 주춤하던 국내 증시에 다시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철강·기계·조선 등 경기민감주 비중을 확대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다만 화장품·카지노·자동차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소비재의 반등은 아직 기대하기 이르다는 시각이 많다. 중국의 경기 회복과 관계없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탓이다. 삼성증권은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52% 줄어든 1145억원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날 2.26% 하락한 28만1500원에 마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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