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밀레니엄포럼] 김상조 위원장 폰 컬러링이 'Holiday'인 까닭

입력 2017-07-10 17:36
[ 이상열 기자 ] ‘Oh, you’re a holiday, such a holiday~.(오, 당신은 휴일입니다. 그래요 휴일이에요~.)’

10일 한경 밀레니엄포럼이 열린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선 영국 남성그룹 비지스(Bee Gees)의 히트곡 ‘Holiday(홀리데이)’가 잠시 흘렀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경제민주주의’를 설명하다가 갑자기 “몇 분 동안 다른 얘기를 해 보겠다”며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이 노래를 틀어 마이크에 가져다 댔다. 얼마간 노래를 듣던 김 위원장은 “저는 휴대폰 컬러링을 3개월마다 바꾸는데, 홀리데이는 지난 3월 사용한 컬러링”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노래는 한국 사람이라면 생생하게 기억하는 충격적인 사건과 관련이 있는데 아느냐”고 물은 뒤 노래에 얽힌 사연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서울올림픽이 끝난 직후인 1988년 10월. 교도소 이감 도중에 동료 5명과 도망쳐 서울의 한 주택에서 인질극을 벌였던 탈주범 지강헌에 대한 일화였다. 지강헌은 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 인질극을 벌이면서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 돈 있으면 무죄 돈 없으면 유죄)’라는 구호를 외쳐 국민적 관심을 끌었다. 지강헌이 인질극 끝에 유리조각으로 자신의 목을 찔러 자살을 기도하면서 듣던 노래가 바로 홀리데이였다.

김 위원장은 “지강헌 사건 후 30년이 지나면서 한국인들의 삶의 수준은 굉장히 높아졌지만 모든 국민이 지금 더 정의로워졌다고 생각할지는 의문이 든다”며 “국민이 느끼는 박탈감과 불안은 오히려 심화된 것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그는 “해방부터 저의 세대까지는 오늘이 힘들어도 내일은 나아질 것이란 확신이 있었지만 이제는 미래세대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생각이 팽배해졌다”며 “이런 불만의 근원에는 일자리 위기가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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