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한에 군사회담·적십자회담 공식 제안 검토"

입력 2017-07-07 17:43
수정 2017-07-08 06:15
'베를린 구상' 이행 방안 마련

조명균 "신 평화비전에 호응을"


[ 정인설 기자 ] 정부가 북한에 군사회담과 적십자회담을 공식 제안할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독일 베를린에서 밝힌 ‘한반도 평화 구상’의 후속 조치다. 하지만 초기 단계의 남북교류인 이산가족 상봉에도 부정적인 북한이 이런 제안에 응할지 주목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7일 “문 대통령의 베를린 연설을 실현할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마련 중”이라며 “북한에 각종 회담을 정식으로 제안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간 통신 채널이 끊긴 상황이어서 회견이나 브리핑을 통해 발표하는 형식이 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독일 쾨르버재단 연설에서 “휴전협정 64주년인 7월27일을 기해 군사분계선(MDL)에서 적대 행위를 상호 중단하자”고 말했다. 이와 함께 10·4 정상선언 10주년이자 추석인 오는 10월4일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하자며 이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 개최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사진)도 북한에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구상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조 장관은 이날 경기 안성에서 열린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 개원 18주년 기념식에서 “북한은 머뭇거리지 말고 문 대통령의 ‘신 한반도 평화비전’ 제안에 즉각 호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 한반도 평화비전은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고 한반도에서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해 나가려는 구상”이라며 “남북이 대화와 협력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한반도 구성원들의 고통을 치유해 화합을 이뤄나가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북한은 우리 측 제의에 부정적인 뜻을 나타냈다. 북한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이산가족을 계속 산생시키고 있는 장본인들이 ‘인도주의’와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 운운하는 것은 그야말로 언어도단이며 여론 기만행위”라고 비판했다. 조 장관은 지난 3일 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급성”이라며 “이산가족 상봉을 빨리 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북한은 지난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4형’ 시험 발사 성공을 기념해 경축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대규모 불꽃놀이를 하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우상화와 관련된 다양한 정치 행사를 열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