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황제' 황즈례…황치열

입력 2017-07-07 17:29
첫 미니음반 '비 오디너리' 판매 10만 장 돌파
음악방송서도 첫 1위

중국판 '나는 가수다' 출연
'황즈례 신드롬' 일으켜 중화권 최고 실력파 가수로


[ 김하진 기자 ]
“힘들었지만 노래를 포기하지 않은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가수 황치열(35)은 요즘 가장 행복한 가수다. 지난달 13일 데뷔 10년 만에 첫 미니 음반 ‘비 오디너리(Be ordinary)’를 발표했고 이 앨범은 10만 장을 넘기며 상반기 솔로가수 앨범 판매 1위에 올랐다. 10만 장 돌파는 남성 솔로가수로는 2013년 조용필의 ‘헬로(Hello)’ 이후 4년 만이다. 그는 기세를 몰아 KBS 음악프로그램 ‘뮤직뱅크’에서도 생애 첫 1위를 차지했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만난 황치열은 “음반이 나온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며 “매일이 기적의 연속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음반 판매 집계 사이트인 한터차트에 따르면 황치열의 ‘비 오디너리’는 올 들어 지난 1일까지 2017년 상반기 ‘음반 어워드’에서 10만6288장을 넘어서 전체 순위 6위, 솔로가수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소녀시대 태연, 빅뱅 지드래곤 등 쟁쟁한 아이돌 출신 솔로 앨범을 제치고 얻은 결과다.

황치열은 “3만 장 정도 판매를 기대했는데 10만 장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며 “요즘 가요계가 아이돌 위주로 편향된 느낌인데 발라드 가수이자 솔로 뮤지션으로서 좋은 결과를 얻어 보람차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신드롬의 발원지는 중국이었다. 그는 2015년 중국 후난위성TV ‘나는 가수다4’를 통해 ‘황즈례(황치열) 신드롬’을 일으키며 중화권 최고 실력파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황치열의 웨이보(중국 SNS) 팔로어만 어림잡아 600만 명에 육박할 정도다.

“중국에서 전파를 탄 뒤 중국에 입국할 때 기억이 생생합니다. 공항에 모인 수백 명의 팬을 보고 다른 한류스타가 온 줄 알고 뒤를 돌아봤죠. 알고 보니 저를 보기 위해 나온 인파여서 어안이 벙벙했습니다(웃음).”

최근 중국 선전에서 열린 팬 미팅 때는 공항 관리자가 안전사고 등을 이유로 입국장으로 나가지 못하게 할 정도로 팬들이 모였다고 한다. 그는 “팬들 덕분에 날개를 달고 하늘 높이 날고 있다는 생각에 이제 조금은 실감이 든다”고 했다.

한국의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 내 한한령(限韓令·한류자제령)에 관해서도 조심스레 언급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에서 모두 사랑받고 있기 때문에 두 나라에서 원활하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이 목표이자 소망”이라며 “한국과 중국 문화 홍보대사를 맡았는데 양국이 원만한 관계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황치열은 지난달 24일과 25일 신보 발매 기념으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국내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그는 “국내 첫 콘서트여서 많이 설레었다”며 “팬들의 ‘떼창’을 보며 가슴이 뭉클했고 무엇보다 신곡을 들려줄 수 있어서 기뻤다”고 했다.

이런 인기는 그의 개인 일상도 바꿔놓았다. 경북 구미 출신인 그는 서울에서 옥탑방 생활을 해 왔다. 황치열은 “오는 10월 드디어 옥탑방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간다”며 “요구르트 하나도 못 사 먹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난해 드디어 자동차를 샀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그간 스쿠터를 타고 녹음실을 오가며 눈과 비를 다 맞았는데 요즘은 비가 올 때면 일부러 자동차를 끌고 한강에 나간다고 했다.

팬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전했다. “오랜 기간 주목받지 못하다가 ‘어스(어느날 스타)’가 된다는 건 참 많은 것을 깨닫게 했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팬들과 함께하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무대의 주인공은 저 자신이지만 황치열의 주인공은 팬들이란 걸 절대 잊지 않으려고 해요.”

김하진 한경텐아시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사진=하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