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원 투자 총괄하는 자리 공석 사태 길어질 듯
이 기사는 07월07일(09:1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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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해외대체투자실장을 뽑은 지 한 달여 만에 임용을 취소했다. 지난 2월 유상현 전임 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이후 3개월 이상 공석이었던 해외대체실장 자리가 다시 상당기간 공석으로 남아있게 됐다.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5일 인사위원회(위원장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를 열어 김재상 해외대체투자실장의 임용취소를 결정했다. 지난 5월25일 임용된 지 한 달여 만이다. 해외대체실장은 약 40조원 규모의 해외 부동산, 인프라, 사모펀드, 헤지펀드 투자를 총괄하는 자리다.
기금운용본부는 기금운용직 채용에 관한 내부검증 절차 과정에서 제출서류가 실제 경력과 차이가 있어 임용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15년 이상의 투자실무경력으로 제출한 지원서류와 입증자료가 일부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메리츠자산운용에서 3년간 대체투자본부장을 지냈다고 이력서에 기재했지만 그 중 1년은 메리츠자산운용의 자회사에 근무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지난 5월 임용 당시부터 해외대체투자 경력이 부족해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자산운용업계에서 나왔다. 인사권자인 강면욱 본부장과 현대투자신탁증권, 슈로더투자신탁운용, ABN암로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 등 여러 회사에서 함께 일한 경력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다.
유 전 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지난 2월 이후 국민연금의 해외 대체 투자는 정상적으로 집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실무자들이 중요한 투자 결정을 보류하면서 평소에는 집행되었을만한 투자건이 부결되는 사례가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해외대체실장은 해외 대체투자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 영어 소통 능력 등을 겸비해야 하는데 한국의 해외 투자 역사가 짧아 1960년대생 이상인 실장급 연령대에서 이런 사람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며 "앞으로 더 엄격하게 지원 자격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돼 해외대체실장 공석 사태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금운용본부가 지난 2월 전주로 이전한데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건 등 투자 결정이 검찰 수사 및 실형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나마 실력있는 후보들은 아예 지원을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영효/유창재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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