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쾨르버 연설
"핵 도발 중단하지 않으면 제재·압박 외엔 선택 없다"
[ 베를린=손성태/조미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6일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며 “지금이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독일 베를린 옛 시청에서 열린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 “점점 더 높아지는 군사적 긴장의 악순환이 한계점에 이른 지금, 대화의 필요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틀 전에 있었던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매우 실망스럽고 대단히 잘못된 선택”이라며 “이제 북한이 결정할 일만 남았다.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 것도, 어렵게 마련된 대화의 기회를 걷어차는 것도 오직 북한이 선택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핵 도발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더욱 강한 제재와 압박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강력 규탄하면서도 대화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그는 “지금처럼 당국자 간 아무런 접촉이 없는 상황은 매우 위험하다. 상황관리를 위한 접촉으로 시작해 의미 있는 대화를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한반도의 긴장과 대치 국면을 전환시킬 계기가 된다면 언제 어디서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대한민국 새 정부의 한반도 평화 구상을 말씀드린다”며 △한반도 평화 추구 △북한 체제 안전을 보장하는 한반도 비핵화 추구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 △한반도 신경제지도 마련 △비정치적 교류협력사업 보장 등 대북정책 구상을 내놓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을 계승할 뜻을 밝혔다.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등도 제안했다.
베를린=손성태/조미현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