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초 내로 시술부위 마취
임상 거쳐 미국시장 진출 추진
[ 하인식 기자 ]
UNIST(울산과학기술원) 창업 벤처기업인 리센스메디컬(대표 김건호·사진)은 마취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망막 시술 부위를 20초 내에 초고속 마취하는 냉각마취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발표했다.
의료계에서 보편화된 망막질환 치료법은 안구에 약품을 주사하는 안내주사요법(IVT)으로 시술 전 약품을 적신 면봉 등으로 시술 부위를 마취한다. 이 과정에서 안구건조증, 약물 과다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마취시간도 평균 3~10분 걸린다.
리센스메디컬의 냉각마취 기술은 약물 투여 없이도 냉각마취기기를 시술 부위에 접촉만 하면 IVT보다 최고 30배 이상 빠른 속도로 신경을 마취하면서도 세포 손상이나 약물 부작용이 전혀 없어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유용한 기술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국소 냉각마취는 화학적 마취제가 개발되기 이전부터 원시적인 마취 방식으로 활용됐지만 의료계에서 이를 안전하게 구현하는 냉각기술로는 상용화하지 못했다. UNIST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교수인 김건호 대표는 전공 분야인 세포 내 고속정밀 열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신경 전달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급속 냉각마취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리센스메디컬은 냉각마취기기 임상시험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절차를 거쳐 미국 의료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IVT 시술의 가장 큰 한계점인 느리고 고통스러운 마취를 해결할 수 있어 망막 치료 의료시장에 판도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에는 울산지역에서 첫 번째로 중소기업청의 기술창업 지원사업인 팁스(TIPS) 창업팀에 선정돼 2년간 5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게 됐다. 김 대표는 창업 아이템인 냉각마취기기가 생체 열전달이라는 새로운 연구분야 성과 중 하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 기술을 혁신할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 분야 선두주자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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