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점포는 줄이고 WM센터는 키우는 은행들

입력 2017-07-05 17:58
씨티은행, 비대면 영업 강화한
온·오프 통합 점포로 재단장

1분기 자산관리 규모 83조
국민·우리·KEB하나은행 등 스포츠스타·연예인 유치 경쟁


[ 안상미/윤희은 기자 ]
한국씨티은행의 가장 큰 점포인 광화문 서울센터는 지난 3일 ‘통합 자산관리(WM)센터’로 재단장해 문을 열었다. 점포 입구부터 시중은행 WM센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직원들이 대기하고 있는 상담 창구 대신 컴퓨터들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고객이 직접 계좌개설, 카드발급 업무를 보고, 필요하면 전용전화로 각종 자산관리 상담 서비스를 받는다. 이 점포 1층과 2층에는 25개의 고객 접견실이 마련돼 있지만 상담 고객을 맞이하는 상주 직원은 찾아볼 수 없다. 직원들은 3층 사무실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고객 요청 시 접견실로 내려가 자산관리 상담을 제공한다.

대대적인 점포 통폐합을 발표한 한국씨티은행이 비(非)대면 영업을 강화한 ‘온·오프라인 통합형 WM센터’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올해 말까지 101개 점포를 정리하고 25개만 남기겠다는 계획이지만 대형 WM센터에는 공을 들이고 있다.

이 같은 통합형 WM센터를 통해 비대면 영업에 집중하면서 고액 자산가들도 잡겠다는 포석이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비대면 채널 확산으로 일반 점포는 통폐합해 꾸준히 줄여나간다는 방침이지만 WM센터는 특화점포 체제로 강화하고 나섰다. 비이자수익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WM시장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민, 신한, 우리 등 3대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센터에서 관리하는 자산 규모는 급속도로 불어나는 추세다. 2014년 64조9263억원 규모에서 올 1분기 83조6972억원으로 급증했다. 은행들은 WM시장 선점을 위해 스포츠·연예인 대상의 WM전용센터는 물론 법인고객 자산관리 영역까지 손길을 뻗치고 있다.

5년 전부터 은행과 증권을 결합한 PWM센터를 운영 중인 신한은행은 개인 자산가 위주에서 나아가 법인 고객으로 자산관리 영역을 넓혔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 기업고객만 전담 관리하는 ‘프런티어(frontier) PB 팀장’ 제도를 신설했다. 134명 프라이빗뱅커(PB) 중 9명을 프런티어 PB팀장으로 선발, 법인 고객 유치에 나섰다.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스포츠 스타 대상의 PB전담팀을 출범했다. 자산관리사, 세무사, 부동산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PB전담팀은 스포츠 스타가 활동하는 종목의 특성과 소득, 자산에 맞게 상담을 진행한다.

국민·우리은행 등도 연예인·스포츠 스타 자산관리 전담팀을 꾸리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3월 강남스타PB센터를 연예인·스포츠인 전담 자산관리센터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도 서울 역삼동 투체어스 강남센터 내에 ‘셀럽센터’를 별도로 열었다.

KEB하나은행, 신한은행보다 뒤늦게 WM시장 확대에 불을 붙인 KB금융은 자산관리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월 자문, 컨설팅 서비스를 지원하는 ‘KB WM스타자문단’도 발족했다. 은행과 증권 내 투자전략, 포트폴리오 자산배분, 부동산투자 자문, 회계 등 각 분야 전문가 30명으로 구성돼 고액 자산가들에게 맞춤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안상미/윤희은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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