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 문화부 기자) 국립오페라단을 이끌던 김학민 단장 겸 예술감독이 지난 2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의 표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 취임 후 처음으로 사의를 밝힌 국립예술단체장인데요. 임기 만료를 1년 앞둔 상태에서 이뤄진 갑작스런 사의 표명 배경에 업계 관계자들은 물론 대중의 관심이 몰리고 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진 이튿날인 4일 오전엔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뉴스토픽 상위권에 ‘김학민 사의 표명’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김 단장은 저서 ‘오페라 읽어주는 남자’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고, 경희대 연극영화학과 교수로도 일했습니다. 지금은 경희대 휴직 상태입니다. 김 단장은 “문화 정책과 예술 정책이 바뀌는 시점에 물러나는 것이 적기라고 생각했다”며 “경희대에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우다보니 다른 교수와 학생들의 어려움이 있어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임기를 1년이나 남겨두고 있는 상태라 업계에선 여러 관측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가장 많은 추론은 문체부의 사퇴 권고설입니다. 이미 정권이 바뀌기 전인 5월 초에 문체부로부터 사퇴 권고를 받았다는 얘기가 흘러나왔었는데요. 정권 교체를 앞두고 사전 조율이 있었다는 소문이었습니다. 당시 문체부도, 김 단장도 이를 부인했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김 단장은 “사전에 논의한 바 없다”고 해명했는데요. 정권이 바뀐 데다 경희대 복귀 시기 등과 맞물려 고민이 깊어진 것 아니냐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입니다.
지금까지 불거진 일부 구설수와 연관이 있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김 감독이 공연계에서 자신에 대한 여러 평이 돌아다닌 것에 부담을 느낀 것 같다”는건데요. 지난해 작품에 비전문가인 부인 권모씨를 드라마투르그(연출가와 함께 작품 해석과 각색 작업을 하는 사람)로 참여시킨 사실 등이 알려진 영향이란 얘기입니다. 한편에선 이미 1년전에 나왔던 얘기에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진 않았을 것이란 의견도 있습니다.
오는 8월 열리는 ‘동백꽃 아가씨’ 공연과 관련된 분석도 나오지만 가능성이 높아 보이진 않습니다. 디자이너 정구호가 연출을 맡으면서 불화를 겪은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지만 둘은 사이가 꽤 좋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입니다. 일단 이 작품은 단장의 공백 상태에서 무대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국립오페라단 관계자는 “아직 사표 수리가 된 것이 아니라 명확하진 않지만 공연 세팅은 이미 다 끝난 상태”라며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최선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러 소문이 난무하고 있지만 그동안 김 단장 취임 후 국립오페라단에 다양한 변화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초기엔 많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최근 ‘보리스 고두노프’ 등 강렬하면서도 명확한 메시지를 담은 명작을 훌륭히 소화하기도 했습니다. 시즌 레퍼토리제도 도입했고 오디션을 정례화하기도 했는데요. 앞으로 차기 단장이 선임된 이후에도 국립오페라단이 지속적으로 많은 변화와 도전을 이어가길 바랍니다.(끝) /hkkim@hankyung.com
기업의 환율관리 필수 아이템! 실시간 환율/금융서비스 한경Money
[ 무료 카카오톡 채팅방 ] 국내 최초, 카톡방 신청자수 30만명 돌파 < 업계 최대 카톡방 > --> 카톡방 입장하기!!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