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타하리' '캣츠' '아리랑' '시라노'…4대 공연장 뮤지컬 여름 대전

입력 2017-07-04 17:32
수정 2017-07-17 10:42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비운의 무희 '마타하리', 화려함·스케일로 승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25일 개막 '아리랑', 작품성으로 관객 공략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흥행불패 '캣츠' 9일부터 공연

LG아트센터, '시라노' 국내 초연에 방점


[ 양병훈 기자 ]
매년 여름이 되면 서울은 ‘뮤지컬의 도시’가 된다. 블루스퀘어, 샤롯데씨어터, 충무아트홀, 디큐브아트센터 등 뮤지컬 전용극장뿐 아니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LG아트센터 등 주요 공연장이 순수예술공연 하한기(夏閑期)를 맞아 일제히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뮤지컬을 올리기 때문이다. 올여름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 4대 대형 공연장은 각각 ‘스케일’(세종문화회관) ‘작품성’(예술의전당) ‘안정성’(국립극장) ‘초연’(LG아트센터) 등 서로 다른 키워드로 작품을 골라 ‘여름 뮤지컬 대전’에 뛰어들었다.

◆세종·예당의 선택은 ‘창작 재연’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은 나란히 창작 재연 작품을 선택했다. 지난달 1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 ‘마타하리’(기획·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는 지난해 초연 때 화려한 무대와 안무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1차 세계대전 때 이중 스파이 혐의로 프랑스 당국에 체포돼 총살당한 비운의 무희 마타하리의 삶을 그린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좌석 수가 3072석으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2340석), 국립극장 해오름극장(1563석), LG아트센터(1103석) 등에 비해 1.5~3배 많다.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대극장은 객석에서 바라볼 때 가로 22m, 세로 12m 크기의 화면이 펼쳐지는 대형 무대로 스케일이 큰 작품이 잘 어울린다”며 “‘마타하리’는 무대 배경 세트로 3층 건물이 설치되는 등 규모가 커서 대극장과 잘 맞아 올여름 뮤지컬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예술의전당은 2015년 초연한 창작뮤지컬 ‘아리랑’(신시컴퍼니)을 오는 25일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한다. 조정래의 동명 소설을 연출가 고선웅이 각색해 무대화한 이 작품은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민초들의 고난과 투쟁사를 다룬다. 예술의전당은 초연 당시 이 뮤지컬의 완성도와 작품성을 높이 평가해 올여름 대관 작품으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관 작품 심사에 참가한 한 공연전문가는 “‘아리랑’이 초연 당시의 평가 등을 보완해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며 “이번 재공연을 통해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극장은 ‘흥행성’, LG는 ‘초연’

국립극장은 ‘레 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과 함께 뮤지컬 ‘빅4’로 꼽히는 ‘캣츠’(설앤컴퍼니)를 9일부터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캣츠’는 1994년 국내 초연 이후 9차례 공연할 동안 ‘흥행 불패’ 신화를 써왔다.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것은 2007년 이후 두 번째다. 당시 공연에서도 2개월여간 1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객석 점유율 100%를 기록했다.

국립극장이 올여름 뮤지컬로 캣츠를 선택한 것은 내년 1월 시작하는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공사를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공사는 해오름극장이 1973년 개관 후 처음 하는 리모델링으로, 다시 문을 여는 시기는 2019년 9월이다. 2년 가까운 공사기간 극장을 비워야 한다. 공연 관계자는 “공사 전 마지막 여름 공연으로 흥행성 높은 작품을 올려 공연장을 장기간 비우는 부담을 줄이려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아트센터는 ‘뮤지컬 초연 전문 극장’이란 전통을 이어간다. 국내에서 처음 공연되는 라이선스 뮤지컬 ‘시라노’(알지·CJ E&M)를 7일부터 무대에 올린다. 프랑스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1868~1918)의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가 원작으로 유명 뮤지컬 작곡가인 프랭크 와일드혼이 음악을 맡았다. LG아트센터 관계자는 “지금까지 LG아트센터에서 초연해 성공을 거둔 뒤 극장을 바꿔가며 흥행을 이어간 작품이 많았다”며 “이번 작품도 이런 대작 흥행 뮤지컬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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