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경영권 강화하고 주인 바꾸고...지배구조 변화에 들썩이는 증권업계

입력 2017-07-04 16:54
수정 2017-07-04 17:32
미래에셋대우 부국증권 SK증권 지배구조 격변...우리은행, 증권업계 판도 바꾸나


이 기사는 07월04일(03:1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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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부국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SK증권을 비롯한 증권사들이 지배구조 변화 조짐에 들썩이고 있다. 이들 증권사는 지배구조를 손질하거나 경영권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새주인 맞을 채비를 맞은 증권사들도 나오는 만큼 증권업계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배구조 손질하는 미래에셋대우

4일 미래에셋금융그룹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등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미래에셋캐피탈이 올해 유상증자를 진행해 자기자본을 1조원 이상 늘린다. 이 그룹은 출범 20년 만에 지배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도 이달 1일 ‘미래에셋 창립 20주년’ 기념 만찬 자리에서 “경쟁력 있는 지배구조를 구축해 투자 야성을 갖춘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그룹은 박현주 회장이 최대주주(지분율 34.32%)로 있는 미래에셋캐피탈을 중심으로 짜여 있다. 이 회사는 미래에셋대우(지분 18.47%) 미래에셋생명(19.01%) 부동산114(71.91%) 등을 거느리고 있다. 자회사의 지분 가치가 회계 결산 시점에 총자산의 50%를 웃돌면 미래에셋캐피탈은 지주회사로 강제 전환된다. 이 회사는 이를 막기 위해 기업어음(CP)을 발행해 부채를 늘리는 방식으로 자산 규모를 불려오면서 지주사 전환을 피하자 논란도 따라왔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유상증자로 자기자본을 늘려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다.

이처럼 지주사 전환을 피하려고 하는 것은 금융지주사의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받는 규제 수위가 높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컨설팅을 비롯한 비금융 계열사의 내부거래를 더 촘촘하게 규제한다. 지주사는 자회사 지분 보유 한도를 충족하기 위해 상장사 30% 이상, 비상장사 50% 이상을 보유해야 하는 만큼 자회사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도 크다.

◆부국증권, 경영분쟁 불씨 끈다

부국증권이 조만간 경영권 분쟁 우려를 씻어낼 전망이다. 리딩투자증권이 경영권 인수를 위해 2002~2009년 쓸어담은 부국증권 주식 15.05%를 부국증권에 매각하기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 증권사는 부국증권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응하는 방식으로 보유 주식 전량을 418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부국증권 최대주주인 김중건 회장은 ‘사돈기업’ 귀뚜라미를 우호주주로 유치하며 리딩투자증권의 위협에 맞서왔다. 리딩투자증권 지분을 전량 사들이면 2002년부터 불거진 부국증권의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된다.

◆우리은행 증권사 인수할까

대기업들이 SK증권 하이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증권업계 참여를 타진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증권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는 케이프투자증권, 호반건설, 큐캐피탈파트너스 등 3곳을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했다. SK그룹은 인수대금을 얼마나 제시하느냐보다 뚜렷한 성장전략을 제시하고 직원 고용을 보장할 수 있는 업체에 SK증권을 넘길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에 주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자본총계가 1조2265억원에 이른다. 같은해 매출 1조2520억원, 영업이익 1721억원을 올리는 등 현금창출력이 탄탄하다. SK그룹과 비교해 사세가 크지 않지만 넉넉한 곳간을 바탕으로 회사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수대금 조달을 자신하고 있고 실적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케이프투자증권도 다크호스다. 이 증권사는 SK증권과의 결합을 통해 일약 중상위권 증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우리은행이 증권사업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우리은행이 종합금융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의 증권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매물로 등장한 증권사들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증권사업을 키울 것이라는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우리은행이 증권사를 운영하면 시너지 효과가 적잖을 것이며 그만큼 증권업계의 사업 경쟁 강도도 커질 전망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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