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직장 테슬라 마다하고 미국 '숙취음료 창업' 택한 한국 청년

입력 2017-07-03 17:41
스타트업 '모닝 리커버리' 창업한 27세 이시선 씨


[ 이유정 기자 ] 미국 기업 테슬라의 엔지니어였던 이시선 씨(27·사진)는 지난해 한국에 왔다가 숙취음료의 ‘효능’을 실감했다. 평소보다 무리해서 마셨지만 숙취가 없는 것이 전날 술마시기 전 친구들이 줬던 숙취음료 덕분이란 것을 깨달은 것. 미국에 돌아와서도 인터넷으로 숙취음료를 구입해 마시던 이씨는 미국 친구들의 반응이 뜨겁자 한국에서 제품을 수입해 팔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음료회사는 관련 사업 배경이 없는 그와의 파트너십을 거절했고, 결국 그는 직접 만들기로 했다. 그래서 탄생한 음료가 ‘모닝 리커버리’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최근 잘나가던 테슬라 엔지니어에서 숙취음료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모닝 리커버리 창업자로 변신한 이씨의 스토리를 소개했다.

이씨는 컴퓨터사이언스를 전공했지만 한때 나노·바이오테크놀로지를 공부했다. 그때 쌓은 지식이 모닝 리커버리 개발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 허브 성분을 이용한 숙취해소를 연구해 온 UCLA 연구원 징 리앙 박사로부터 도움도 받았다.

이씨는 제품을 알리기 위해 웹사이트를 만들고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페이스북에도 퍼뜨렸다. 캐나다의 한 투자자가 이를 보고 새 기술제품을 홍보하는 사이트 ‘프로덕트헌트’에 올렸다. 이 사이트에 모닝 리커버리를 시험 삼아 마셔보겠다며 신청한 사람이 수만 명으로 불어났고, 엔젤 투자까지 받았다.

테슬라 근무와 모닝 리커버리 사업을 병행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한 이씨는 지난달 초 테슬라를 퇴사했다. 모닝 리커버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5일부터 정식으로 판매된다.

CJ헬스케어의 ‘컨디션’으로 본격화된 국내 숙취음료 시장은 연간 16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시장 1위 제품인 컨디션은 중국 일본 베트남 등에선 판매되고 있지만 미국시장 진출은 답보상태다. 차문화가 보편적이지 않다 보니 헛개나무 추출 성분에 관한 허가가 까다롭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아직 개척하지 못한 미국 숙취음료시장에서 모닝 리커버리가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국내외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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