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폭우, 송파 쨍쨍…'한반도형 스콜' 왜?

입력 2017-07-02 21:17
수정 2017-07-03 06:42
같은 서울서도 강수량 편차 커
대기 불안정…곳곳 작은 비구름
구름 덮은 지역에만 집중 호우
"스콜성 비가 올 장마철 특징"

기상청 "현재 기술론 예측 어려워"


[ 박상용 기자 ] 서울 노원구에는 2일 오전 7시부터 한 시간 동안 15.5㎜의 많은 비가 내렸다. 갑작스러운 폭우였다. 같은 시간 강남구(1.0㎜)와 서초구(0.5㎜)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 같은 서울 지역인데도 곳에 따라 강우량 편차가 극심했다. 이런 현상은 오랜 가뭄 끝에 비가 오기 시작한 지난주부터 지속적으로 목격되고 있다. 우리나라 여름에 자주 나타나는 국지성 호우가 점차 아열대 지방의 스콜을 닮아 가는 모습이다.


◆우리 동네선 폭우…옆동네는 마른하늘

지난주부터 기다리던 비가 오기 시작했지만 강우 양상이 너무 들쭉날쭉하다. ‘게릴라성 호우’라는 말이 일반화될 정도다. 지난주 금요일도 그랬다. 바깥에서 점심을 먹고 들어올 때까지 쨍쨍하던 하늘에서 오후 3~4시를 전후해 한 시간가량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마침 하교시간이던 학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저녁 무렵에는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맑게 갠 하늘이 드러났다.

인접 지역 간 강우량 편차도 뚜렷하다. 지난달 26일 오후 4~5시 서울 강남구에는 22.5㎜의 큰비가 쏟아졌다. 하지만 바로 옆 송파구의 강우량은 1.0㎜로 사실상 마른하늘이었다.

당시 관악구에도 28.0㎜의 폭우가 내렸지만 노원·도봉·동대문구의 강수량은 0㎜였다.

이 같은 게릴라성 호우가 이번 장마철의 특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이번 장마는 지역에 따라 강우량 차이가 크고 국지적으로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내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번 장마는 지난해보다 1주일가량 늦게 시작됐으나 일부 중부 지방에는 3일까지 200㎜ 이상이 올 것으로 예보되는 등 장마 초반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는 모양새다. 다만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오르내리고 있는 장마전선이 오는 10~12일 북한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측돼 ‘마른장마’가 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대기 불안정으로 작은 비구름 형성

국지성 호우가 발생하는 건 대기의 불안정한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따뜻한 공기가 아래에 있고 찬 공기가 위에 있으면 온도 차를 해소하기 위해 따뜻한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찬 공기는 내려오는 대류현상이 발생한다. 이 지점에서 비구름이 생기며 많은 비가 뿌려졌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기 불안정에 따라 형성된 비구름 규모는 3~5㎞ 정도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며 “비구름이 덮은 지역에는 많은 비가 내리지만 구름이 비켜 간 지역은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기후가 점차 더워지면서 국지성 호우가 아열대 지방의 스콜을 닮아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콜은 좁은 지역에서 짧은 시간에 강한 비를 뿌리는 아열대 지방의 대표적인 강우현상이다. 맑은 날씨가 순식간에 돌변해 짧은 시간 많은 비를 뿌린 뒤 다시 맑게 갠다.

한국의 국지성 호우는 스콜 주기와 기간 등에서 차이가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스콜은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과 갑자기 불어오는 강한 바람에 공기 일부가 상승해 내리는 비”라며 “한국의 국지성 호우는 여름철에 불규칙적으로 나타나는 반면 스콜은 1년 내내 하루 중 오후에 발생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강한 국지성 호우가 어느 지역에 내릴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건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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