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금리 사흘째 상승
독일서도 3월 이후 최고 수준
[ 김현석 기자 ]
미국에 이어 주요국 중앙은행이 긴축 의지를 밝히면서 글로벌 채권 투매세가 이어지고 있다. 양적완화(QE) 시대가 종말을 맞으며 저금리 자금이 끊어질 것이란 두려움이 시장에 번져서다.
29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수익률)는 전날보다 0.048%포인트 오른 연 2.27%로 마감해 한 달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난 26일 연 2.135%에서 사흘 내내 상승했다. 독일에서도 10년 만기 독일 국채가 26일 연 0.25%에서 29일 연 0.45%까지 올라 지난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프랑스, 영국에서도 국채 금리가 상승했다.
국채 투매는 27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한 데서 촉발됐다. 뒤를 이어 영국 중앙은행(BOE), 캐나다 중앙은행 등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고, 이미 올해 두 차례 금리를 올린 미국 중앙은행(Fed)은 추가 인상과 자산 축소를 예고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ECB가 ‘양적완화 기조 유지에 변함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한번 시작된 투자자들의 공포를 되돌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도너비디언 애틀랜틱트러스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013년 미국이 그랬던 것처럼 유럽이 ‘긴축 발작’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2013년 벤 버냉키 당시 Fed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했을 때 채권시장은 큰 타격을 입었다.
우려는 증시로도 번졌다. 이날 유로퍼스트300지수는 전날보다 1.4% 떨어졌고, 미국 S&P500지수는 0.9% 하락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