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미국 에너지·바이오에 44억달러…CJ는 M&A 10억달러 '통큰 투자'

입력 2017-06-29 17:26
수정 2017-06-30 05:38
방미 경제인단 비즈니스

52개 기업, 미국에 5년간 40조1000억원 투자

삼성, 가전·반도체 등에 19억달러
현대차, 신차 개발 31억달러 투자
LG, 세탁기공장·신사옥 건립
두산은 밥캣 설비투자 등 8억달러

GS칼텍스, 원유·셰일가스 도입
한진, 102억달러 항공기 구매키로


[ 좌동욱 / 김보형 / 안대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동행한 주요 기업이 앞으로 5년간 미국 현지에 총 128억달러(약 14조60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선물 보따리’를 내놨다. 같은 기간 미국산 LNG(액화천연가스)와 항공기 등을 구입하는 데 224억달러(약 25조5000억원)를 쓰기로 했다. 민간 기업의 이 같은 ‘세일즈 외교’가 한·미 정상회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4대그룹 어떻게 움직이나

대한상공회의소는 28일 문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동행한 국내 52개 기업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128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투자는 미국 현지 신규 공장 설립, 생산설비 확충, 연구개발(R&D) 투자, 현지 기업 인수합병(M&A) 등에 집행된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에 세탁기 생산공장을 신설하기 위해 3억8000만달러를 투자한다.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반도체 공장에도 2020년까지 15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는 친환경 자율주행차 등 미래 기술 개발과 신차·신엔진 개발에 5년간 31억달러를 투자한다. 이는 지난 5년간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 투자한 21억달러보다 10억달러 많은 수준이다.

LG전자도 2019년까지 테네시주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세탁기를 연간 100만 대 생산할 수 있는 가전공장을 건설한다. 2019년까지 뉴저지주에 3억달러를 투자해 신사옥도 건립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 세탁기 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통상 압력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K그룹은 향후 5년간 셰일가스, 화학, 바이오 사업 등을 중심으로 최대 44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국내 그룹 중 투자 규모가 가장 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워싱턴DC 세인트레지스호텔에서 제너럴일렉트릭(GE), 콘티넨털리소시스와 셰일가스를 중심으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투자·구매 패키지 가동

두산그룹은 미국 현지 건설장비 업체인 두산 밥캣과 (주)두산의 연료전지사업 미국법인인 두산퓨얼셀아메리카 등을 통해 현지 공장 증설과 차세대 제품 개발에 총 7억7000만달러를 투자한다. CJ그룹도 미국 시장의 설비 증설과 현지 기업 M&A 등에 10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CJ제일제당은 식품부문에서 공장을 짓고 바이오 부문에선 사료 첨가제 사업을 신규로 추진할 계획이다.

LS그룹은 미국 남부에 4000만달러 규모 자동차 전장 부품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미국 시장에 총 3억2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 밖에 GS그룹 계열 GS건설이 실리콘밸리 주택단지 재건축사업에 1000만달러, 한진그룹은 로스앤젤레스(LA) 화물터미널 개보수에 7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중견·중소기업들은 미국 첨단산업 투자를 확대한다. 모바일 지문인식 모듈 제조업체인 크루셜텍은 4중 복합 생체인식 출입시스템 개발에 65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반도체 검사장비 등을 생산하는 엑시콘은 미국 현지 연구소와 생산 설비에 6000만달러를 투자한다.

국내 기업은 투자 외에도 LNG와 LPG 구매, 항공기 구입 등으로 미국 시장에서 앞으로 5년간 224억달러어치를 구매할 계획이다. SK그룹이 2020년부터 매년 18억달러(최대 35억달러) 규모 미국산 LNG와 LPG를 들여오기로 했다. 한진그룹도 2017년부터 2023년까지 102억달러 규모 보잉 항공기 50대를 구매하기로 했다.

좌동욱/김보형/안대규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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