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KB증권] "DCM 1등 넘어 ECM도 공략…투자은행 명가로 우뚝 서겠다"

입력 2017-06-29 17:06
전병조 투자은행·기관영업 부문 사장

글로벌 IB 전문가 대거 영입
모든 영역에서 상위권 도약
'투자형 IB' 로 진화 목표


[ 김익환 기자 ]
국내 채권발행시장(DCM)의 최강자인 KB증권은 올 들어 주식발행시장(ECM)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증권사는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 가운데 하나인 제일홀딩스 대표 주관사를 꿰차 청약 흥행을 이끌었다.

KB증권의 투자은행(IB)·기관영업 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전병조 사장(사진)이 2013년 취임하면서 ECM 사업부에 인력을 보강하고 투자도 늘린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IB 시장에서 ‘퀀텀점프(quantum jump·대도약)’를 거듭하고 있는 이 증권사는 2020년까지 DCM에 이어 ECM에서도 실적 기준으로 1위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초대형 증권사가 여럿 등장했습니다. 이들과 맞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IB 전략은 무엇입니까.

“DCM ECM 등 모든 영역에서 최고가 되자는 ‘토털 IB’ 전략으로 다른 초대형 증권사들과 맞서고 있습니다. 수많은 IB 사업 가운데 한두 영역에서 1등을 한다는 것만으로는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없습니다. 모든 영역에서 상위권 성적을 올려 ‘IB 명가’로 우뚝 서는 게 목표입니다. 중소·중견기업의 채권과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투자형 IB’로 진화한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중소·중견기업과의 접촉을 대폭 늘리면서 이 전략도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전국 산업단지에 KB증권과 국민은행의 IB 부문을 결합해 만든 8개 ‘기업투자금융(CIB)센터’를 가동한 덕분입니다. CIB를 앞세워 전국에 흩어진 중소·중견기업이 설비를 구매하고 직원을 고용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적극적으로 공급하겠습니다.”

▷기업공개 등 ECM 영역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DCM 명가’를 넘어 ‘IB 명가’로 우뚝 서기 위해선 반드시 ECM 부문을 키워야 합니다. 통합법인으로 출범하면서 ECM 사업 환경이 엄청나게 좋아졌습니다. 덕분에 올 상반기에 제일홀딩스 IPO 대표주관사를 맡았습니다. ING생명 IPO에선 주관사로 참여해 거래 실적을 쌓았습니다. 해외 기업 2~3곳의 국내 증시 입성 작업도 올해 안에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2020년까지 ECM 시장에서 실적 기준으로 1위를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부동산 등 대체투자 분야에서도 속속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 영국 물류센터 두 곳을 인수하는 등 대체투자 영역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국내 최고 수준의 IB 전문가들이 협업해 투자처를 물색한 덕분입니다. 대체 투자처를 국내는 물론 세계 각지로 넓히기 위해 홍콩 법인에 인력을 파견한 것도 한몫했습니다. 발전소·인프라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 설계 및 상품 개발 능력도 국내 최고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자부합니다.”

▷IB 사업은 위험도 뒤따릅니다.

“IB 거래에 따르는 위험을 점검하고 보다 나은 방향으로 거래 구조를 재설계하기 위해 ‘DSC(Deal Selection Committee·거래 선정 위원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습니다. IB 본부장 9명 등이 모여 KB증권이 추진하는 거래를 입체적인 시각으로 점검하는 회의입니다. ‘집단 지성’을 발휘해 놓치는 것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죠. 자본시장에서 20년 이상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 꼼꼼하게 보고 철저하게 점검하는 만큼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IB 전문가들을 다수 영입했습니다.

“KB증권의 취약 영역을 보완하기 위해 업계 최고 수준의 인재를 다수 뽑았습니다. 인수합병(M&A) 주관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투자은행 출신 전문가도 임원급으로 영입했습니다. 인력 충원을 바탕으로 대체투자와 유동화증권 발행 업무도 강화해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은행 증권 신용카드 손해보험 등 4개 계열사의 기업금융 전담역(RM)들에게 30개 그룹을 공동 관리토록 했는데, 이것도 차츰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KB증권은 계열사들과 ‘CIB’ 사업 모델을 구축해 공동으로 영업하는 시스템을 강화해나갈 계획입니다.”

▷올해 안에 금융당국으로부터 발행어음 인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중소·중견기업 대출을 늘릴 예정입니다. 어음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인프라와 상업용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베트남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인데, 그 배경은 무엇입니까.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연 6% 중반 수준입니다. 베트남의 외국인 직접투자(FDI) 순위를 보면 한국이 최근 몇 년째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베트남 정부가 국영기업 민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만큼 증시 규모도 대폭 커질 겁니다. 국내 증권사의 사업 기회도 그만큼 늘겠죠. 베트남 증권사 인수를 타진하고 있지만 현재는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습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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