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41주년 맞은 에쓰오일…가파른 성장의 원동력은 ‘과감한 투자’
국내 3위 정유사인 에쓰오일(대표 오스만 알 감디)이 28일 창립 41주년을 맞는다.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유가 등 생산비용을 뺀 정제 이익 호조 속에 지난해 창사 이래 가장 많은 1조616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 회사는 폴리프로필렌 등 석유화학 부문에 5조원대 투자에 나서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1976년 6월28일 쌍용양회와 이란국영석유공사(NIOC)가 합작으로 세운 ‘한·이석유 주식회사’가 모태다. 중동 업체와 합작해 만든 첫 정유사다. 이전까지 대한석유공사(걸프)와 호남정유(칼텍스) 등 미국 정유사와의 제휴를 통해 들여오던 원유를 직접 중동에서 수입함으로써 원유 수입 다변화의 효시가 됐다. 1991년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아시아 시장 진출의 일환으로 지분 투자에 나섰고, 쌍용그룹 해체로 2000년 에쓰오일로 재출범했다.
에쓰오일은 정유사 중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과감한 투자로 만회했다. 값싼 중질유를 재처리해 부가가치가 높은 휘발유와 등·경유 등 경질유로 바꾸는 고도화설비가 대표적이다. 에쓰오일은 1997년 1조원을 투자한 벙커C 크래킹센터(BCC)를 가동하며 국내 정유업계에 고도화 시대 포문을 열었다. 때마침 중국의 경제 성장으로 경질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에쓰오일의 투자는 ‘신의 한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에쓰오일의 투자전략은 석유화학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던 시기에도 빛을 발했다. 2008년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1조3000억원을 투자해 합성섬유 기초원료인 파라자일렌 등 석유화학제품 생산 시설 투자를 단행했다. 연산 180만t 규모의 당시 단일 공장으론 세계 최대 규모였던 파라자일렌 시설은 아시아 지역 수요 급증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부문 매출액은 2010년 1조5404억원에서 신규 시설 가동 첫해인 2011년 3조4910억원으로, 이듬해엔 4조2970억원으로 껑충 올랐다. 영업이익도 가파르게 증가해 2011년 641억원에서 2013년에는 무려 8273억원을 기록했다.
선제적 투자로 성장해온 에쓰오일은 내년까지 역대 최대 규모인 4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원유 찌꺼기를 휘발유와 프로필렌 등으로 분리해 고부가 유화제품을 만드는 ‘잔사유 고도화 시설’과 프로필렌을 원료로 폴리프로필렌과 산화프로필렌을 생산하는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을 짓고 있다. 폴리프로필렌은 자동차와 가전제품 내·외장재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제품 원료며 산화프로필렌은 자동차 내장재와 냉장고 단열재 등에 이용하는 폴리우레탄 제품의 원료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시설투자 확대를 통해 최고 수익성을 갖춘 종합 에너지회사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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