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호 대표 "메디톡스 직원 30% R&D 인력…인재 더 뽑을 것"

입력 2017-06-26 18:50
수정 2017-06-27 06:41
한경 잡콘서트 -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 연설

외환위기로 연구비 끊기자 교수창업…주름개선제 국산화
보톡스 반값 '메디톡신' 개발…시총 3조 우량기업으로 성장


[ 공태윤/이진호 기자 ] “보톡스 맞아보신 분 계세요? 아무도 없네요. 우리 회사에 도움이 안 되는 분들만 오셨네요. 하지만 곧 맞게 되실 겁니다.” 강당은 한순간에 웃음바다가 됐다.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으로 마련한 ‘한경 잡콘서트’가 지난 23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렸다. 이날 잡콘서트에는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 10주년을 기념해 2015년 78회 무역인상을 수상한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사진)가 연사로 나왔다.

정 대표는 KAIST에서 분자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00년 바이오 의약품 전문기업인 메디톡스를 창업한 교수 출신 사업가다. 현재 메디톡스는 시가총액 3조원이 넘는 우량기업이 됐다. 대학교수였던 그가 사업가로 변신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 때문이었다. “국가적 위기를 맞아 기초연구비 지원이 끊기면서 교수 창업을 지원하는 ‘교수창업제’ 특별법이 생겼어요.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주름개선제 보톡스를 국산화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창업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초기 투자금 유치를 위해 창업투자회사와 제약사 수십 곳을 찾았지만 모두 퇴짜를 맞았어요.” 돈은 없었지만 끊임없는 연구개발(R&D)로 2006년 보톡스와 효능은 같지만 가격은 50~60% 수준인 메디톡신을 내놨다. 처음 시장에 내놓았을 때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었지만, 효능과 가격 면에서 우수성이 입증되면서 날개 돋친 듯 팔리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액상 형태 신제품을 개발해 주름개선제 세계 1위 기업인 미국의 엘러간에 기술을 수출했다. 지난해 매출 1332억원에 영업이익 752억원을 기록했다.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 “요즘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정 대표는 “우수한 인재를 뽑는 일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2011년 100명이던 메디톡스 직원 수는 올해 507명으로 늘었다. 특히 R&D 인력이 전체 직원의 30%에 가까운 120명에 달한다. 그는 “광교연구소에서 일할 인재를 더 뽑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예비직장인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직원들에게 단순히 열심히 하기보다 잘해야 한다고 강조해요. 기왕 할 거면 즐겁게 자기 일처럼 했으면 해요.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즐기는 직원이 업무성과도 높더라고요.”

무역협회는 한빛회(한국을 빛낸 무역인들의 모임) 10주년 100회 무역인상을 기념해 그동안 수상한 수출기업 대표들이 직접 창업과 경영 비결을 전수하는 특강을 마련할 예정이다. 예비창업가에게는 기업가정신을 전수하는 것이 목적이다. 김학준 무역협회 상무는 “무역업계 리딩그룹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빛회는 이번 서울 강연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의 청년들에게 수출기업 비결을 공유하기 위한 교육 기부 특강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빛회 100회 시상식은 27일 열린다.

◆한빛회는…

수출형 중소·중견기업을 대표하는 한빛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제신문사가 2007년부터 공동으로 시상하고 있는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 수상 기업인들의 모임이다. 2008년 결성된 이후 총 151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2014년 한빛회 회원사의 수출 총액은 30억달러를 넘었다. 초대 회장은 정석현 수산중공업 대표가 맡았다. 지난 8일 정기총회에선 최명배 엑시콘 회장이 5대 회장으로 추대됐다.

공태윤 기자/이진호 한경매거진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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