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은 이제 수험생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는 필수전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상 마지막 기말고사를 앞둔 고3 수험생의 고뇌 속에는 학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포함돼 있을 것이다.
올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제공된 내용에 따르면 수도권 4년제 대학의 수시모집 정원은 전체 정원의 70%에 육박한다. 수시전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학종이 압도적으로 높다. 상황이 이러하니 학종을 탄탄하게 준비해오지 않은 학생들까지도 지원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워낙 많은 수를 선발하는 전형인지라 애초에 고려 대상에 놓지 않고서는 6번의 수시 기회를 날려버릴 수도 있다는 불안감까지 생긴다. 이제 학종은 선택이 아니다. 자신의 내신과 수능성적, 비교과활동을 면밀히 살펴 어떤 대학, 어느 전형을 선택해 지원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학종 3박자는 학생부·자소서·면접
그렇다면 어떤 학생이 학종을 써야 할까?
고교 3년의 생활을 충실하게 한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한 전형인 만큼 학업을 성실하게 한 학생이라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는데도 정작 학종을 준비하는 게 그리 녹록지 않다는 게 대다수의 의견이다.
학생부전형은 크게 내신을 중심으로 하는 교과전형과 내신보다 비교과활동에 주목하는 종합전형으로 구분된다. 교과전형은 수능최저등급이 적용되지만 종합전형에서는 수능최저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따라서 가장 기본은 자신의 내신과 수능성적을 바탕으로 교과전형과 종합전형 중 어떤 전형이 유리한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먼저 교과전형은 서류 100%로 선발하므로 별도의 자기소개서나 면접 준비를 하지 않는 만큼 수능 공부에 집중해 수능최저등급을 충족시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사실 이 전형은 내신이 결정적이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하의 내신 성적으로는 공략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최상위권 학생 외에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교과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은 고교 1학년 때부터 3학년 1학기의 주요 교과 및 전 교과의 내신 성적을 대학별 내신 산정방식을 통해 분석해 지원 여부를 결정하고 수능최저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수능 공부에 역량을 배치하면 된다.
자소서는 학생부 보완해 ‘나’를 보여주는 서류
다음으로 종합전형은 1단계에서 서류 100%로 일정 배수(일반적으로 2~4배수)를 선발하고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서류는 학생부와 자소서가 일반적이나 추천서와 활동보고서 등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종합전형에서 핵심은 학생부다. 수험생은 학생부를 면밀히 살펴 지원 여부를 결정하고 자소서를 작성해야 한다.
1단계를 통과해야 면접대상자가 되기 때문에 학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1단계 준비인데, 학생부는 이미 만들어져 있는 상태이므로 이를 보완해 자신의 역량을 부각시킬 수 있는 자소서 작성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사실 학종에서 결정적인 요소는 면접이다. 물론 1단계 통과자에 한해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 때문에 미리부터 준비하기 어렵지만 면접대상자 발표 뒤 2~4일 후 시험이라는 점에서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요소도 있어 수험생을 힘들게 하는 시험이기도 하다. 또한 대학마다 면접방식이 다양하기 때문에 지망하고자 하는 대학의 면접방식 및 평가요소를 숙지해야 한다는 것도 어렵다. 거기에다 대부분의 경우 수능최저등급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주요 대학은 적용하기 때문에 수능에 소홀할 수도 없다는 어려움까지 더해진다.
다시 말해 학종을 준비한다는 것은 학생부, 자소서, 면접, 수능까지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는 이도 저도 아닌 결과를 낼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이겨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런 요소들 때문에 많은 학생이 학종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자신의 학생부를 잘 분석하고 내신과 수능성적을 중심으로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학종은 굉장히 넓은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내신이 결정적인 교과전형, 수능성적이 결정적인 정시에서 자신의 잠재적 가능성을 펼칠 수 없는 대부분의 학생에게 펼쳐진 기회를 날려버릴 수는 없지 않은가.
김은희 로지카논술 원장 logicanonsu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