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과 미래 먹거리 확보…산업은행, 두 바퀴로 굴러가야"

입력 2017-06-25 19:25
이동걸 회장, 산업은행 생존 전략 '두 바퀴론' 제시

"국내금융 안전판이지만 글로벌 투자 더욱 강화해야"
오락가락 역할론에 종지부


[ 정지은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이 산은의 생존 전략으로 ‘두 바퀴론’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최근 임직원에게 “산은은 마차의 두 바퀴처럼 균형을 맞추며 굴러가야 한다”며 “한쪽 바퀴는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갖는 국가적 사명이고, 다른 한 바퀴는 미래 먹거리 확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특히 “미래 먹거리는 좁은 국내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찾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은 역할 오락가락

산은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시절 역할이 180도 달랐다. 이명박 정부 시절 산은은 민영화 대상이었다. 국내 시장에서 민간 금융회사와 일부 업무에서 충돌을 빚었기 때문이다. 산은은 2009년 정책금융을 담당하는 정책금융공사와 산은으로 분리됐고, 민영화에 대비해 고금리 정기예금 업무를 시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선 완전히 바뀌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금융시장에 안전판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확산됐고 산은이 그 역할을 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정책금융공사도 2015년 다시 통합했다. 지난해엔 한진해운 파산과 해운업 구조조정, 올 들어선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 등을 산은이 주도했다.

이처럼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산은 역할이 바뀌다 보니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다시 역할 고민이 불거졌다. 한동안 산은 내부에서도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결국 이 회장이 ‘두 바퀴론’을 내놓으면서 논란을 끝냈다. 이 회장은 “구조조정과 안전판 역할 등 정책금융 수행도 중요하지만 그것만 몰입하면 안 된다”며 “산은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외국에서 승부하라”

이 회장은 미래 먹거리를 글로벌 시장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비전이다.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강화가 대표적인 예다. 산은의 지난해 해외 PF 사업 실적은 22억달러였다. 2006년 해외 PF 사업을 추진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2015년(14억달러) 대비 57%가량 증가했다. 산은 관계자는 “해외 PF 강화를 위해 싱가포르, 뉴욕, 런던, 베이징 등에 전담 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은의 해외 PF 사업은 국내 기업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해외 PF 실적 중 한국 기업 지원 규모는 2015년 11억달러에서 지난해 17억달러까지 늘었다. 지난해 한국전력과 LS산전의 일본 태양광발전 사업, 삼성물산 터키 병원 건설사업 등에 대한 PF를 주선했다.

산은은 글로벌화를 위해 지난 4월 베트남 국영 상업은행인 BIVD와 상호 협력관계도 구축했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PF와 신디케이티드론 등의 업무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산은은 이와 함께 중화권 시장에서도 투자은행(IB) 업무를 강화하기로 했다.

오는 8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KfW(독일재건은행) 본사에 ‘산은 코리아 데스크’를 설치하는 것도 미래 먹거리 확보 전략의 하나다. KfW로 산은 직원을 파견해 PF, 신디케이티드론, 통일금융 등의 업무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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