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화' 해법 야 3당 정책위 의장에게 듣는다
'추경안 심사' 의견 엇갈려
이현재 "재편성해야 추경 논의"
이용호·이종구 의장은 "추경심사 안 할 수는 없다"
"대통령 해명·사과" 한목소리
이현재 "인사 책임자 조치 필요"
이용호 "'5대 기준' 공약 파기, 대통령이 입장 표명해야"
[ 서정환 / 박종필 / 배정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 이후 1주일 넘게 여야 대치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법 심사가 전면 중단되는 등 국회는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야 3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는 문 대통령이 ‘5대 비리(병역면탈, 위장전입, 세금탈루, 부동산투기, 논문표절)’ 관련자 공직 배제 공약 파기에 대해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심사에는 들어갈 수 있지만 정부가 지난 7일 국회에 제출한 추경안에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추경안 의견 엇갈려
이현재 자유한국당 정책위 의장은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부적격 장관 후보자 임명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와 해명, 인사 책임자에 대한 조치, 추경안 재편성이 국회 정상화를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종구 바른정당 정책위 의장도 “대통령이 육성으로 인사 5대 원칙 파기 등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 의장은 “전제 조건은 없다”면서도 “대통령이 지금까지 공직 후보자 인사와 스스로 약속했던 5대 비리 관련자 공직 배제 원칙에 관해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경안 심사에 대해서는 야 3당 의장 간 의견이 엇갈렸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논의는 해야 한다는 생각인 반면 한국당은 심사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추경안은 19일째 상임위원회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추경에 강력히 반발하는 한국당을 제외한 채 이번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설득해 추경 심사에 착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현재 의장은 “정부가 추경안을 국가재정법이 정한 요건에 맞게 다시 편성해야 논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용호 의장은 “공무원을 늘리는 추경안은 반대한다”면서도 “논의는 해야 하지 않나. 우리는 대안(추경)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구 의장도 “심사 자체를 안 한다는 건 한국당 의견이고, 우리는 그건 안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을 심의조차 하지 않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부조직법 심사 나서나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선 심의 착수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이용호 의장은 “정부조직법과 관련해 26일 당내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국민안전처를 없애고 해경을 분리해 해양수산부 산하로 편입하려는 것은 부처 나눠 먹기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현재 의장은 “지난주 원내대표 협상에서도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사에 임할 수 있다 정도까지는 합의했다”며 “여당이 추경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고집해 국회 정상화 협상이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이종구 의장은 “야 3당이 공동 대응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조직법은 여야 모두 처리에 사실상 합의한 만큼 냉각기를 거친 뒤 논의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주 열리는 공직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해선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이 일치했다. 이용호 의장은 “송 후보자는 국민 정서상 청문회 벽을 넘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재 의장은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송 장관·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신부적격 3종 세트”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종구 의장도 “후보자 개인에 대해 당론을 정하진 않았고 의원 각자의 의견이 중요하다”며 “송 후보자의 경우 10억원이 넘는 고액 자문료 수수 등 당내에 부정적 견해가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서정환/박종필/배정철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