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 2017] 명품샷 즐긴 갤러리…각본 없는 '아일랜드 드라마'에 홀렸다

입력 2017-06-25 18:00
수정 2017-06-26 05:26
기상 예보와 달리 날씨 좋아…관중들 대거 몰려

김해림 팬 '해바라기'·오지현 삼촌팬 등 열띤 구호
배선우 소속사 삼천리, 회장·임직원 참석해 응원전
3년째 참석한 갤러리들 "명당자리서 챔피언조 응원"


[ 서기열 / 양병훈 기자 ]
“나이스 버디! 역시, 오지현이야.” “아! 너무 길다. 왜 이리 세게 쳤을까.”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7’ 4라운드가 열린 25일 경기 안산시 대부도 아일랜드CC를 찾은 골프팬들은 선수들의 샷 하나하나에 우렁찬 환호를 쏟아내고 아쉬움의 탄식을 내뱉었다. 당초 하루 종일 비가 올 것이란 일기예보와 달리 초여름 날씨에 대회장을 찾은 골프팬들은 ‘명품’ 골프경기를 만끽했다.

◆팬클럽이 주도하는 응원 문화

선수들의 치열했던 승부만큼이나 인기 선수들의 팬클럽 응원전도 뜨겁게 펼쳐졌다. 이날 챔피언조로 나선 오지현(21·KB금융그룹) 김지영(21·올포유) 김해림(28·롯데)이 1번홀 티잉그라운드에 오르자 기다리고 있던 팬들은 저마다 준비한 응원도구를 흔들며 응원을 시작했다. 3라운드에서 선두로 올라선 오지현이 티박스에 들어서자 삼촌팬들이 우렁찬 목소리로 “오지현, 파이팅”을 외쳤다. 김지영의 팬들은 ‘버디제조기 김지영, 쏴라있네, 싸랑해요’란 현수막을 흔들며 힘을 실어줬다.

이날 아침 울산에서 KTX를 타고 온 윤재연 씨(39)는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오지현 선수를 좋아한다”며 “이제는 지현시대를 열어보자”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질세라 40명가량이 단체로 모자를 맞춰 쓰고 나온 김해림의 팬클럽 ‘해바라기’ 회원들은 “우리가 누구? 김!해!림!”이라며 준비한 구호를 짧고 굵게 내질렀다. 김해림의 팬클럽 회장인 이희진 씨(55)는 “다른 팬들에게 방해되지 않게 응원하자”며 성숙한 응원문화를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배선우의 소속사인 도시가스업체 삼천리는 임직원 40여 명이 파란색 회사 모자를 쓰고 18홀을 돌며 응원전을 펼쳤다. 이만득 삼천리 회장(61)도 첫 홀부터 배선우의 샷 하나하나를 유심히 지켜보며 힘을 실어줬다.

◆“명당 자리 선점하자” 경쟁도

아일랜드CC에서 매년 대회가 열리면서 일부 열성 팬들은 ‘명당’ 자리를 선점해 선수들의 ‘명품’ 플레이를 즐겼다. 호수 가운데 그린이 자리 잡고 있어 아일랜드CC에서 가장 아름다운 홀로 꼽히는 8번홀 인근에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특히 7번홀 그린과 8번홀 사이의 나무 그늘은 40~50명이 고정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일부 팬들은 돗자리를 깔고 점심을 먹으며 경기를 관람했다. 경기 안양에서 온 이한성 씨(53)는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서 두 홀의 플레이를 한 번에 볼 수 있어 최고의 명당”이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9번홀로 넘어가는 길 오른편 언덕도 인기였다. 10m 이상 높은 지점에서 8번홀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자리에는 관람객들이 빼곡히 서서 경기를 지켜봤다. 마지막 18번홀 그린 뒤편도 숨은 명당이었다. 6층 높이 아일랜드CC의 빌라가 만들어낸 넓은 그늘엔 40여 명이 따가운 햇볕을 피해 돗자리를 깔고 선수들의 정교한 퍼팅을 숨죽여 지켜봤다.

어린 자녀와 함께 대회장을 찾은 골프팬도 많았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채 자녀 3명을 데리고 온 주부 김지현 씨는 “골프를 좋아하는 남편과 함께 나들이 겸 따라 나왔다”며 “나중에 아이들에게 골프를 가르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 광명에서 온 중학생 김어진 군은 “아버지를 따라 나왔는데 선수들이 드라이버샷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망원렌즈를 단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선수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는 갤러리도 눈에 띄었다. 경기 시흥에서 온 박춘일 씨는 “선수들의 사진을 찍는 것도 의미가 있다”며 “나중에 선수들의 자세를 보며 골프 공부를 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일랜드CC=서기열/양병훈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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