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회사원 김모씨(32)는 지하주차장에서 작은 접촉사고를 당했다. 주차된 김씨의 차를 상대방 차가 들이받았다. 면허를 따고 얼마 되지 않아 일어난 사고였다. 김씨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웠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다들 자신의 경험담을 말하며 사고 처리에 유용한 팁(tip)을 전수해줬다. 교통사고 처리 후일담은 늘 이렇게 넘쳐난다. 하지만 정작 큰 병에 걸려 병원치료를 받은 뒤 어떤 절차를 거쳐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내가 혹은 가족이 큰 병으로 오랜 기간 입원했다면 보험 처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 암으로 진단을 확정받았다면 내가 가입한 보험 약관에서 정한 보상질병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해보자.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질병이라면 약관에 명시된 구비서류부터 챙긴다. 구비해야 할 서류는 신분증, 진단서, 진단사실 확인 서류 등이다. 모든 서류는 원본이어야 한다. 또 병명이나 병원 직인, 환자의 인적 사항, 보험금 청구 사유 등이 정확히 기재돼 있어야 한다.
준비한 서류는 보험회사에 직접 제출하거나 보험설계사를 통해 대리 청구하면 된다. 일정 금액 미만인 경우에는 팩스, 인터넷, 모바일 접수도 가능하다. 다만 지급사유일로부터 3년 이내에 신청해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보험사에 청구서류를 제출하면 보상 담당자가 약관에 따라 보험금 지급 여부와 지급액 결정을 위한 심사를 한다. 보통 서면심사로 이뤄지지만 사안에 따라 현장심사를 병행하기도 한다.
암과 같은 경우 조직검사나 혈액검사 결과 등을 추가로 확인한다. 만약 심사 결과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는 경우에는 보험사 담당자가 고객에게 지급 거절 사유를 설명해야 하며, 고객이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재심사를 진행한다. 모든 절차는 보험사에 전화로 문의할 수 있으며, 인터넷으로도 심사 진행 사항을 조회할 수 있다.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 매어 쓸까’라는 속담이 있다. 모든 일에는 일정한 순서와 절차가 있으므로 이를 순서대로 밟아야 한다는 뜻이다. 살면서 불의의 사고가 생기거나 큰 병에 걸린다고 해서 당황하지 말자. 무엇보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정보들을 미리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윤필경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