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지문의 일등 주도주] (4) 사면초가와 주가 바닥…때로는 역발상 투자전략도 필요하다

입력 2017-06-25 14:39
기원전(BC) 206년, 진나라가 망한 뒤 유방과 항우는 천하를 제패하기 위한 강력한 경쟁 세력으로 부상했다. 초나라 항우는 특유의 용맹함으로 전쟁에서 연전연승했지만 덕과 지략이 없었고 부하들에 대한 의심이 많았다.

70여 차례 전투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항우는 결국 기원전 202년 해하에서 유방과 한신에게 겹겹이 포위당하게 된다. 한신은 이미 항복한 초나라 병사들을 모아 늦은밤 한나라 진영에서 초나라 노래를 부르게 했다.

심리전이었다. 사방에서 들리는 구슬픈 초나라 노랫소리에 항우는 “초나라 병사들이 모두 투항해 유방이 초나라를 다 차지했다”며 한탄했다. 유방의 심리전에 흔들린 항우의 진영에선 도망자가 속출했다. 항우는 이제 자신의 운명도 이제 끝났다고 눈물 흘리며 운명을 마감했다.

‘사방에 들리는 초나라 노래’라는 뜻의 사면초가(四面楚歌)란 고사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항우처럼 적에게 둘러싸여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고립무원의 상태를 말한다.

투자를 하다 보면 사면초가가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주가는 감당할 수 없는 가격까지 떨어지고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최악의 하락에서 재차 주가가 급락하면 끝내 운명을 포기한 항우처럼 손실매도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우리는 혹시 이것이 ‘초나라 노래’ 같은 고도의 속임수나 심리전에 의한 급락일지 모른다고 의심해야 한다. 마지막에 나온 악재가 큰 의미 없는 악재는 아닌지, 악재가 아닌데도 지나친 비관론이 주가를 급락하게 만든 것은 아닌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사면초가가 고도의 심리전이었던 것처럼 누구에게 묻든 ‘매도하라’며 노래를 부를 때가 사실은 역사적 바닥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