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View & Point] '마케팅 3.0 시대' 의 도래... "소비자 영혼과 교감하라"

입력 2017-06-22 17:44
수정 2017-06-22 18:16
경영학 카페

실패를 인정하는 문화
도전 하다가 실패한 경험은 새로운 통찰의 기회 될 수도
유연한 조직으로 거듭나야

'통곡의 벽'을 깨라
전직원이 고객의 불편함을 직접 느끼고 해결해주려는 전략적 가치를 공유해야

최기석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올해도 어느덧 상반기가 지나가고 있다. 새로운 정부의 등장과 함께 많은 국가의 정책과 전략이 변화하는 시기다.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는 현 시대를 마케팅 3.0 시대라고 선언했다. 마케팅 1.0 시대는 제품, 즉 소비자의 이성이 중심이 됐던 시대를 말한다. 마케팅 2.0 시대는 소비자의 감성을 중시하는 시대였다. 코틀러 교수가 언급한 마케팅 3.0 시대는 ‘소비자의 영혼을 만족시키고 교감하는 시대’라고 했다.

이 같은 변화 시기에 우리 기업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먼저 실패를 인정하는 문화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기업의 요건 중 하나가 유연성(flexibility)이라고 한다, 유연한 조직은 직원들의 실패를 인정한다.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저스는 “그간 아마존이 성장한 이유는 많은 실패를 통해 축적된 배움과 경험이 근간이었다”고 했다

아마존은 그동안 자사 운영체제(OS) 시스템을 구축한 ‘아마존 파이어폰’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아마존페이’ 등 무수한 제품을 시장에 출시해 실패했다. 이 같은 실패는 아마존이 새로운 도전을 할 때마다 타산지석의 계기는 물론 조직을 집중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의 영혼을 만족시키는 흐름을 읽어 단기간에 약 14조원의 매출을 달성한 클라우딩 서비스의 최강자로 도약한 AWS(아마존 웹 서비스)를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모든 실수와 실패를 용인하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지만 적어도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다 실패한 사례는 우리 조직에 새로운 통찰의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

고객과의 영혼적 교감을 나눌 필요도 있다. 마케팅 3.0 시대의 화두는 ‘소비자와 영혼적 교감을 이루는 일’이라고 했다. 각 구성원의 과업에 대한 목표가 고객의 영혼을 진심으로 감동시킬 만한 지표와 연결돼 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국내 카드계에 다양한 화두를 던지고 있는 현대카드의 사례를 들어보자. 이 기업의 본사 사옥 1층 벽면에는 LED(발광다이오드) 모니터로 회사 고객불만팀에 접수된 다양한 고객의 불만과 불평에 대한 내용이 실시간으로 나타난다. 이들은 이를 ‘통곡의 벽’이라고 부른다. 카드사의 특성상 공격적 영업을 하다 보면 고객 관리에 신경을 쓰지 못해 날아오는 불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문제는 이러한 때 고객의 영혼을 감동시키려고 하는 기업들은 어떤 행동을 하는가다. 이 기업은 전사 차원에서 고객들의 불만을 고객불만팀에서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 직원이 모니터를 통해 직접 눈으로 확인케 하고 자신들의 서비스를 통해 상처받은 고객들의 소리를 체감케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모든 부서의 임원은 이런 고객 불만 사항 중 한 가지씩을 맡아 1주일 내에 처리하고 해피콜을 통해 고객의 마음이 풀어지고 만족해할 때 비로소 해당 업무를 완료한다.

이제는 기업의 모든 부서가 고객의 불편함을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해결하려는 전략적 가치를 공유해야 한다. 고객 만족이란 공허한 메아리보다는 나의 과업과 목표가 ‘고객의 통곡’을 해결할 수 있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면 이런 기업은 마케팅 3.0 시대에 변화와 도약을 이뤄내리라 생각한다. 고객은 우리 기업과 영혼으로 교감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최기석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