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만에 가격 96% 폭락, 디지털화폐 이더리움 플래시크래시 발생

입력 2017-06-22 17:42
수정 2017-06-22 17:43


(뉴욕=이심기 특파원) 비트코인과 함께 디지털 화폐를 대표하는 이더리움의 가격이 단 1분만에 96% 폭락하는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순간적인 대폭락)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가장 완벽하게 암호화된 것으로 평가받는 블랙체인 기반의 이더리움의 거래시스템도 매우 불안정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사례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디지털화폐 거래소인 GDAX에서 21일(현지시간) 오후 3시30분에 이더리움이 가격이 315달러에서 13달러까지 순식간에 폭락했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이날 가격하락은 한 판매자가 약 3000만달러어치의 이더리움을 시장에 한꺼번에 던지면서 발생했다.

순간적으로 저가의 매물폭탄이 발생하고 거래의 수급불일치가 발생하면서 가격이 말 그대로 눈깜짝할 사이에 수직낙하해 직전 거래가격의 4%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순식간에 가격이 급반등하면서 플래시 크래시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다. 너무나 급격한 속도로 이뤄진 가격하락과 반등이어서 거래소에서 제공하는 차트에 제대로 나타나지도 않았다.

이날 시장혼란으로 미국의 디지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이더리움과 달러 교환을 일시 중단시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가격 교란에 취약한 이더리움의 거래시스템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외신들은 이더리움 거래시스템의 불안정을 우려하는 경고가 최근 24시간내에 수차례 제기됐다고 전했다.

이더리움의 인기를 등에 업고 거래규모와 건수가 급증하면서 시세조작을 위한 사이버 공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이와 별도로 거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날 이더리움 가격이 폭락하면서 플래시크래시 직전에 매물을 내놓은 일부 판매자가 피해를 봤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날 이뤄진 이더리움의 거래는 모두 30만건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한 전문가는 “이더리움 가격이 올들어 3600% 폭등하면서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의 투기적 수요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며 “디지털 화폐 거래시스템의 불안정과 가격변동성을 경고하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 /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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