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 이상엽 기자 ]
“새로운 먹거리는 우리가 억지로 찾는다고 나오는 게 아닙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기존 고객들로부터 나오는 겁니다.”
김재호 법무법인 바른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6기)의 시각은 늘 새롭다. 정체기에 빠져든 법조시장에서 로펌이 재도약하기 위한 전략을 묻자 김 대표는 단순명료하게 ‘기본’을 강조했다. 바른을 처음 설립할 때부터 갖고 있던 소신인 고객과의 신뢰 관계가 출발점이다.
“준법경영이 곧 경쟁력”
김 대표는 바른의 설립자이면서 동시에 다시 돌아온 ‘경영인’이다. 재취임한 지는 올해로 2년째다. 재취임 당시 법조계 안팎에선 변호사 200명이 넘는 바른의 관료화를 극복하고 위상을 재정립할 선장 역할에 김 대표보다 적임자는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김 대표가 늘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소신이자 원칙은 ‘착한 것이 경쟁력’이다. 김 대표는 “조금 느리더라도 바르게 가기를 내세우면서 이만큼 성장했듯이 앞으로도 준법경영을 통해 차근차근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변호사 수로 로펌의 순위를 정하는 업계 관행상 규모를 확장하고 싶은 욕심은 없을까. 김 대표는 단호하게 “노”라고 답했다. 그는 “요즘과 같이 법조시장의 파이가 단기간에 커지지 않을 때는 무리한 규모 키우기보다는 강점을 지닌 송무 분야의 경쟁력 강화와 그에 따른 자연스러운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세전문가 사관학교
바른의 송무 경쟁력은 구성원에 있다. 전체 구성원 변호사 중 58%가 법관과 검사 출신이다. 법원과 검찰에서의 다양한 경험은 송무 부문에서 높은 승소율로 이어진다. 김 대표는 “규모가 더 큰 대형 로펌보다 바른 전관들의 송무 서비스에 만족해하는 기업이 많다”고 소개했다.
바른은 조직원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조세팀의 활약이 대표적이다. 변호사뿐만 아니라 세무사 등 조세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이 협업하는 조세팀은 구체적인 사안에 최적화된 맨파워를 구성, 세무조사로 시작해 형사사건으로 이어지는 조세분쟁 전 과정에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낸다. 조세팀의 자산은 조세 이론은 물론 실무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은 인력이다. 법원, 국세청, 검찰 등에서 조세분쟁 관련 업무를 해온 변호사와 세무사가 협업해 국세청, 조세심판원, 법원에서의 심급별 대응 등 단계별로 의뢰인의 이익을 보호하고 있다.
팀장을 맡고 있는 최주영 변호사(22기)는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등을 지내며 다양한 조세행정 소송을 다뤘다. 서울행정법원 판사와 서울지방국세청 국세심사위원회 위원을 거친 정기돈 변호사(19기)와 박승헌 변호사(31기)가 뒤를 받치고 있다. 최근엔 서울고등법원 조세전담재판부에서 3년간 일한 손삼락 변호사(26기)와 판사 재직 시절 조세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송동진 변호사(32기)를 영입했다. 이외에도 조현관(전 서울국세청장), 윤영식(전 서울국세청 조사1국 1과장) 고문 등이 포진해 있다. 최 변호사는 “세무조사는 후에 형사소송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초동 대응이 중요하다”며 “첫 단계부터 실무진과 변호사들이 함께 참여해 빈틈없는 자문 대응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세 분야는 공정거래, 국제중재 등 거의 모든 분야와 다각도로 연결된다. 조세팀이 내는 다른 팀과의 시너지 효과는 바른의 강점이다. 그중에서도 조세수사팀은 조세팀과의 협업을 통해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고 있다.
바른은 조세와 조세포탈 등 형사사건이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점에 착안해 2013년 국내 로펌 중 가장 먼저 관련 팀을 출범시켰다. 조세분쟁은 전문지식과 형사소송 절차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없으면 제대로 접근하기 어렵다. 관련 법률이 복잡하고 제재 수단이 형벌이기 때문에 형사법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조세수사팀장을 맡은 문성우 대표변호사(11기)는 “조세팀과의 협업이 의뢰인 보호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조세팀은 법무법인 내에서 커뮤니케이션 능력 극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근무 층을 재배치해 팀원들을 한 층에 모았고 연말엔 송 변호사 주도로 팀 소속과 상관없이 조세문제에 관심이 있는 변호사들이 정기적으로 모이는 연구모임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정 변호사는 “궁극적으론 외부 영입 없이도 바른 내부에서 성장한 조세전문 변호사를 다수 배출하는 것이 우리의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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