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뽑기방·코인노래방 등 은퇴자들 창업 잇따라
2000년초 PC방 '거품' 우려
[ 박진우 기자 ]
인형뽑기방 코인노래방 사격장 등 신종 복합형 오락실 창업 열풍이 불고 있다. 일부 대형 오락실의 성공을 지켜본 은퇴자들이 고수익을 보고 창업전선에 뛰어들면서다. 한때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몰락한 PC방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서울 25개 자치구에 따르면 지난해 허가받은 오락실은 435개로 3년 전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올 1~5월 새로 허가받은 청소년 전용 오락실은 371곳으로, 작년 한 해 허가 건수(316건)를 훌쩍 넘어섰다. 위치도 청년층이 붐비는 역세권에서 점차 동네상권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오락기생산업체 게임클릭의 정재갑 대표는 “2015년까지는 한 해 4~5곳에 납품하는 정도였는데, 지금은 15~20곳으로 늘었다”고 했다.
특히 인형뽑기방에 코인노래방 다트장 사격장 아케이드게임기 등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신종 복합형 오락실이 지난해 중반부터 인기다. 목을 잘 잡으면 영업마진이 40~50%에 달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다. 한 오락실 설계회사에 따르면 서울 강남역과 홍대입구역 일대 복합형 오락실은 순수익이 월 5000만~2억원이다. “인건비 시설유지비 등 고정지출이 적어 이익률이 높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무분별한 창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락실 창업전문가 김모씨는 “입지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주요 역세권에 큰 복합형 오락실을 세우려면 초기 투자금만 10억원에서 15억원이 든다”며 “최근 은퇴자들이 노후자금을 헐고 무리하게 빚을 내 오락실을 창업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오락실에 대한 향수나 재미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차별화가 쉽지 않은 아이템”이라며 “2000년대 초반 PC방처럼 특정 시점에 거품이 한꺼번에 꺼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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