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 쳐 보셨죠? … 공 앞에 '가상의 기준점' 찍고 스윙하세요"

입력 2017-06-20 19:04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7 22일 개막

장하나의 명쾌·상쾌 '족집게 레슨'
어프로치 샷은 당구 치듯이 찍어칠지·밀어칠지 미리 결정
공 회전량 조절해 거리 맞춰야


[ 이관우 기자 ]
“볼링 다들 해보셨죠?”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7 프로암이 열린 20일 오전 경기 안산 아일랜드CC.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통산 4승을 올리고 국내 무대로 복귀한 장하나(25·비씨카드)의 ‘특별한 레슨’이 시작되자 그린 주변이 금세 ‘수강생’들로 북적였다. 그의 입에선 뜻밖에도 ‘볼링 가이드 스폿’ 이론이 흘러나왔다. 첫 번째 레슨 포인트인 티샷 어드레스 정렬을 볼링의 삼각점 정렬에 빗댄 것이다.

“볼링에서 핀을 직접 보고 굴리지 않고 선수 바로 앞에 있는 삼각점을 기준으로 공을 떨구는 거랑 골프가 비슷해요. 목표 지점을 연결하는 가상의 점을 티 앞에 찍어놓고 정렬을 해야 방향성이 좋아져요.”

좀 더 쉽게 기준점을 잡는 방법은 없을까. 드라이버의 경우 티잉 그라운드에서 디보트를 하나 찾아 그 뒤 30㎝ 직후방에 티를 꽂으면 목표점-디보트-티를 연결하는 기준선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장하나의 설명이다. 그는 “프로들도 불안하면 왼쪽 어깨를 닫고 본능적으로 오른쪽을 보고 어드레스를 하는 바람에 타수를 잃곤 한다”며 “기준점만 제대로 찍어도 티샷이 좋아지고 타수도 80대, 70대를 찍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프로치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그는 당구의 ‘오시(밀어치기)’와 ‘히끼(끌어치기)’를 예로 들었다. 프로 골퍼의 입에서 당구 용어가 나오자 귀를 쫑긋 세우고 있던 참석자들 사이에서 폭소가 터져나왔다.

“웨지로 어프로치할 때 가장 먼저 찍어 칠지, 밀어 칠지를 꼭 생각해야 해요. 그걸 먼저 결정하지 않으면 공의 회전량이 제각각이어서 일정한 거리가 나오기 힘들거든요.”

공의 밑동을 치는 이른바 히끼로 공을 치면 역회전이 많이 생겨 공이 구르다 만다. 반면 공의 상단을 먼저 때리는 오시로 공을 치면 역회전량이 적어 굴러가는 거리가 더 늘어난다. 이 특성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웨지로 어프로치할 때는 그립을 너무 살살 쥐지 말고 견고하게 잡아야 한다는 것도 포인트.

그는 “그립의 강도를 어드레스 때나 임팩트, 피니시까지 똑같이 유지해야 한다”며 “그립 강도는 왼손 60, 오른손 40 정도가 좋다”고 조언했다. 더 중요한 건 역시 일정한 리듬과 템포다.

켄터키 블루 잔디 러프에서의 어프로치법 질문에도 막힘이 없었다. 장하나는 “한국 잔디인 중지와는 달리 공부터 때리지 말고 뒤땅을 치듯 공 뒤 잔디를 부드럽게 쓸고 가도 공이 잘 뜬다”며 “무리하게 공부터 맞히려 하면 미스샷이 늘어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 포인트는 아마추어들이 가장 까다롭게 생각하는 슬라이스 굴곡에서의 퍼팅 해법. 홀컵 왼쪽이 높고 오른쪽이 낮은 그린에서의 슬라이스 퍼팅이 터무니없이 오른쪽으로 빠지는 건 헤드업을 했거나, 홀컵을 곁눈질한 뒤 퍼팅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어떤 샷이든 기준점을 반드시 찍어야 한다는 그의 ‘점이론’은 퍼팅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홀컵 왼쪽 두 컵 지점으로 공을 보내겠다고 생각했으면 그 목표점과 직선으로 연결된 공 앞의 점을 보고 퍼팅을 해보세요. 그러면 홀컵으로 공이 향할 확률이 훨씬 높아질 겁니다.”

아일랜드CC=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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