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하고 차익 실현…불붙은 블록딜 시장

입력 2017-06-20 17:36
수정 2017-06-21 06:24
포스코, 현대중공업 지분 전량 처분…'10년 백기사 협정' 종료

KCC, 삼성물산 등 우호 지분 시장에 매물로 내놓을지 관심
7개 순환출자고리 영풍그룹, 영풍문고 지분 24% 정리 계획


[ 김익환 기자 ] 대량 보유하고 있는 타사 주식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팔아치우는 기업이 늘고 있다. 상승장에 힘입어 보유 종목의 주가가 오르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 계열사 지분을 매물로 내놓는 곳도 늘어날 전망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날 현대중공업 보유 주식 전량(110만1247주·1.94%)을 블록딜 방식으로 1905억원에 팔았다. 2007년 현대중공업과 ‘상호 주식보유 협정’을 맺으면서 확보한 지분을 10년 만에 처분했다. 포스코는 현대중공업에서 인적분할해 신설된 현대로보틱스·현대일렉트릭·현대건설기계 보유 지분(각 1.94%)도 매각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KB금융지주(지분율 2.77%) 우리은행(3.0%) 동국제강(1.87%) 동국산업(4.82%) 등 다른 주식 자산 매각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회사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분을 매각하는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며 “현대중공업과의 돈독한 관계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자산운용도 전날 증시 마감 후 우리은행 보유지분 676만주(지분율 1%)를 블록딜로 1118억원에 처분했다. 지난해 12월1일 주당 1만2040원에 매입한 주식을 주당 1만6550에 처분해 305억원의 매각 차익을 거뒀다. 투자수익률은 37.46%에 달한다. 이번 매각으로 유진자산운용의 우리은행 지분율은 3%로 떨어졌다.

기업들이 ‘백기사’(우호주주)로 사들인 지분을 매각할지도 관심사다. KCC는 삼성물산(8.97%)과 현대중공업 로보틱스 일렉트릭 건설기계(각 7.01%) 주식을 들고 있다. SK텔레콤은 KB금융(0.9%) 하나금융지주(2.1%) 등을, KT&G는 신한금융지주(0.85%)를 보유하고 있다. 기업은행이 갖고 있는 KT&G(6.93%) 주식, 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한 삼양식품(17%) 주식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계열사 지분을 처분하려는 기업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10월1일까지 현대로보틱스 지분 7.98%를 매각하기로 했다. ‘현대미포조선→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서다.

7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는 영풍그룹도 지분 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영풍은 ‘영풍→영풍문고→영풍개발→영풍’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해 영풍문고 지분 24%를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그룹이 ‘영풍→고려아연→서린상사→영풍’으로 이어지는 고리도 해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린상사가 보유한 영풍 지분을 처분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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