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장 "북핵 동결 협상 가능…사드 늦추는 건 옳지 않다"

입력 2017-06-20 17:27
수정 2017-06-21 05:08
'트럼프 외교·안보 멘토'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장

"한미 회담 지나친 기대 말아야"


[ 이미아 기자 ] “한국과 미국의 정상회담은 양국 대통령이 동맹국 수장으로서 서로 편안하게 만나는 관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특정 결과가 금방 나오길 기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처음부터 너무 많은 기대를 갖고 서로 압박하면 안 된다.”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20일 서울 역삼동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특강에서 이같이 조언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국무부 정책실장을 지낸 하스 회장은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의 외교 자문을 맡았다. 지금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인사로 알려져 있다.

하스 회장은 이달 말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두 나라의 국방장관과 외교정책 수장도 자연스럽게 오갈 수 있는 첫 단추를 끼우는 과정”이라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나 북한 문제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 관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다양한 주제를 앞으로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드 배치와 관련한 한·미 입장차에 대해 “사드 배치엔 충분한 이유가 있으며,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을 고려하면 사드 배치를 늦추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 해법과 관련, “북한의 비핵화가 우리가 바라는 바이지만 비현실적인 목표라고 생각한다”며 “북한 핵 능력을 동결하거나 상한선을 그어 놓고 핵 사찰을 하는 것을 두고 외교적 협상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를 위해선 물리적 공격보다는 외교적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스 회장은 “북한에 대해선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냥 지금처럼 내버려두는 것’과 ‘선제적, 예방적 차원의 미사일 공격’ 등 선택 사항이 있겠지만 두 가지 모두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것”이라며 “북한을 외교적으로 설득하기 위해선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만일 중국이 이에 따르지 않는다면 중국의 은행 또는 기업에 제재를 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