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회적기업·사회적경제 활성화가 지역사회 살리는 현실적 대안이다

입력 2017-06-20 14:54
청년이 돌아오는 경북

박철훈 < (사)지역과소셜비즈 상임이사 >


올해는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시행된 지 10년 되는 해다. 여전히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라는 용어는 낯설지만 최근의 인지도나 분위기를 보면 그동안 참으로 경이적인 변화를 이뤘다. 언론, 행사, 소셜미디어 상에서 낯설지 않게 사회적기업 관련 내용들을 볼 수 있고 많은 사례가 소개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사회적기업을 이해하고 도전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경상북도에서도 200개가 넘는 사회적기업이 육성·지원됐고, 2500명이 넘는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 우리 지역의 주요한 근로현장이자 경제로 성장했다. 2010년 마을기업 육성사업,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등을 시작으로 사회적경제라는 영역이 쉽게 지역 주민들의 삶의 일부로 편입했다.

전에 없던 중요한 변화도 상당수 일어났다. 고령화되고 희망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농어촌 소외 지역에 청년 사회적기업가가 ‘연어처럼’ 유(U)턴해 일자리를 만들고 청년들이 농촌에서, 마을에서 함께 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가 하면, 청년들끼리 의기투합해 지역에서도 먹고 살 수 있는 자신들만의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직장을 다니던 청년이 지역 청소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자신의 퇴직금을 털어 사회적기업을 설립하는가 하면, 땡볕에서 논밭일을 하는 할머니들이 안타까워 남매가 사회적기업에 투신한 경우도 있다.

무엇이 이들을 사회적기업으로 이끌었고, 무엇이 그들을 사회적기업가로 살게 했을까. 이들은 안정된 일자리 대신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농촌과 지방을 선택한 도전적인 혁신가들이다. 하지만 사회적기업과 사회적경제가 활성화된 데는 이들 청년을 사회적기업가로 변신하도록 지원해온 또 다른 일군의 젊은이들이 있다.

‘사회적기업 중간지원기관’이라는 곳에는 많은 젊은이가 자신들 또래의 젊은이들, 혹은 장년, 노년층들의 꿈을 이해하고 도전을 돕고 있다. 이들은 즐겁게 일하고 행복하다고 한다. 모든 비즈니스가 그렇듯 혼자하면 어렵고 불가능한 일도, 뜻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고민하고 해답을 찾으며 그 속에서 보람과 희열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선배 사회적기업가들의 경영과정을 학습해 그에 못지않은 사회적기업을 육성한 사례도 많다. 경쟁이 아닌 멘토로서 함께 사회적경제를 키우고 있는 동반자이기에 나이에 상관없이 멘토와 멘티가 된다. 지원기관들은 지역 내 다양한 자원들을 연계해 신규 창업자의 실패 가능성을 줄이고, 보다 나은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도록 돕는 플랫폼이 되고 있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역 주민, 행정 및 기관, 청년들의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 ‘경북 사회적기업의 특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도 자주 받는다. 분명 대도시와 농·산·어촌 지역은 많은 면에서 다르다. 경상북도 지역 사회적기업은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고령화에 대응하는 휴먼케어 서비스’, ‘비공산품 수준의 농수산물’, ‘관행 농업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하는 대안 농업’, ‘지역형 사회서비스’다.

경상북도는 23개 시·군이 비교적 분절적인 지리, 사회, 문화, 경제 환경으로 구성된 탓에 지역마다 독특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지역에서 생산하고 지역에서 판매(기초지자체 내 판로가 전체 매출액의 3분의 2 수준)되는 ‘자급자족의 경제적 유대’가 형성되어 있는 덕에 최소한의 시장을 보장받고 지역사회 내 주요한 구성원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일반 기업으로부터의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는 지방 경제에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사회적기업은 매우 소중한 자원이다.

저명한 경제사학자 론도 카메론은 한 사회의 경제 발전 과정을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 총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제성장’→ 산업의 구조가 고도화 되는 ‘경제 발전’→ 경제 활동에서 사회·경제적 정의를 고려하는 ‘경제 진보’의 단계를 거친다고 했다. 나도 좋고 남도 좋은 기업, 가급적이면 사회공헌을 주된 목적으로 삼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해 지역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선량한 도전은 곳곳에서 계속될 것이다.

박철훈 < (사)지역과소셜비즈 상임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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