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태 플럼라인생명과학 대표
새끼돼지 성장촉진 DNA의약품…내년 상반기 국내 상용화 목표
[ 임락근 기자 ] 잘나가는 금융맨이었다. SK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등 국내외 증권사와 은행을 거쳤다. 그러다 우연히 지인을 통해 한 벤처사업가를 소개받았다. 신약을 개발한다는 곳이었다. 당시 직원은 5명뿐인 작은 업체였지만 비전이 있어 보였다. 처음에는 개인 돈으로 직접 투자하다가 나중에는 아예 회사에 합류했다. 2005년에 아홉 번째 직원이 됐다. 선택은 옳았다.
이 회사는 2007년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해 시가총액 6000억원의 회사가 됐다. 이 회사에 계속 남았어도 승승장구할 수 있었지만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결국 독립해 나와 2014년 동물의약품을 개발하는 회사를 세웠다. 신약 개발 벤처 이노비오에서 독립해 플럼라인생명과학을 설립한 김경태 대표(사진)의 이야기다.
김 대표가 독립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이노비오의 기술력 때문이었다. 이노비오는 작은 벤처기업이었기에 인체의약품 개발에 올인하느라 동물의약품 개발에는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김 대표는 “현재 29조원 규모의 글로벌 동물의약품 시장이 매년 5.8%씩 성장하고 있다”며 “이노비오의 기술을 활용하면 동물의약품 시장에서도 인체의약품 시장 못지않게 비즈니스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체의약품에 비해 임상시험 단계가 간단하고 소요되는 시간이 짧은 점도 매력적이었다. 이노비오는 플럼라인생명과학 지분 16.8%를 갖는 대가로 DNA백신 관련 기술을 공유했다.
플럼라인생명과학은 2014년 문을 열었다. 산업동물용과 반려동물용 동물의약품을 모두 개발하고 있다. 20여 개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이 있지만 그중 대표적인 것은 이노비오가 호주에서 2008년, 뉴질랜드에서 2012년 판매 허가를 받은 산업동물용 의약품 ‘라이프타이드 SW5’다. 유전자조작 기술을 적용하지 않고 새끼돼지의 치사율을 낮추고 성장을 돕는 DNA 의약품이다. 지난해 독일에서 생산공장을 확보했고 호주에서 상용화를 위해 현지 업체와 논의 중이다. 국내에서는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작년 5월부터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반려동물용 의약품으로는 반려견 항암 면역치료제 ‘PLS-D5000’이 있다. 지난해 말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농림부(USDA)에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은 데 이어 올 하반기 미국에서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플럼라인생명과학은 2015년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다. 김 대표는 “추가적인 파이프라인 개발을 위해 바이오니아 신약연구소장을 지낸 양주성 박사와 미국에서 5개 인체의약품 허가를 이끌어낸 조 와이트 박사를 영입했다”며 “2~3년 안에 코스닥이나 나스닥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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