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비즈니스 - 일본 도쿄 키즈디자인협의회 가보니…
장난감만을 위한 디자인? 노!
모든 산업·제품에 안전개념 적용…노인용 젖병, 물 안쏟아지는 포터
10년 전부터 키즈 디자인賞 운영
인증효과 있어 제품 부가가치 제고…최근엔 정부서도 활발한 자문 지원…로봇 활용한 디자인 제품 연구도
[ 오경묵 기자 ]
“키즈디자인은 장난감만을 위한 디자인이 아닙니다. 어른들을 위한 모든 산업과 제품에도 안전이라는 개념이 적용돼 제품과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키우고 있습니다.”
후쿠다 모토미치 일본 키즈디자인협의회 전무는 지난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키즈디자인협의회에는 생활용품 관련 기업뿐 아니라 건설 건축 전기전자 등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 66개, 지방자치단체 23곳이 참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도쿄의 키즈디자인협의회는 어린이 손이 끼이지 않도록 손잡이가 설계된 문, 악력이 작은 노인 자원봉사자나 할머니들이 잡기 쉽게 디자인한 젖병, 아이가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콘센트에서 쉽게 분리되는 전원코드, 넘어져도 물이 쏟아지지 않는 포터 등 산업 각 분야에서 고안한 다양한 키즈디자인 상품을 전시 홍보하고 있었다.
후쿠다 전무는 “키즈디자인 어워드에는 지난 10년간 기업, 지자체, 교육기관, 제3영역의 비영리단체(NPO)가 참가해 3619점을 응모했고 이 가운데 2155점이 키즈디자인 어워드를 받았다”며 “수상작 선정과 키즈디자인 우수상 시상을 통해 키즈 디자인산업 발전을 선도해 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키즈디자인 수상작은 일본 굿디자인 마크처럼 인증과 같은 효과를 지녀 제품이나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크게 높인다”고 말했다.
또 기업의 키즈디자인 상품 연구개발 의욕을 불러일으키고 관련 산업 육성의 플랫폼이 돼 왔다”고 강조했다.
후쿠다 전무는 “키즈디자인협의회는 어린이 안전에 공헌하고 어린이의 창조성과 미래 개발, 디자인, 어린이 출산 양육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됐다”며 “이를 위해 올해로 11년째 키즈디자인 어워드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2007년 4월 설립된 일본 키즈디자인협의회는 고도기술사회추진협회, 삿포로소비자협회, 인간중심설계추진기구 물건만들기일본협회 등의 단체와 협력하고 있다.
키즈디자인협의회는 정부 주도형이 아니라 기업의 후원으로 운영돼 온 민간중심 협의회다. 11명이 일하는 협의회는 연간 기업이 내는 후원금 3000만엔으로 운영된다. 키즈디자인 어워드를 통해 참가비 수입, 인증마크 사용료 수입 등으로 키즈디자인어워드를 운영하고 있다.
쓰기야마 도모야스 키즈디자인협의회 사무국장은 “기업이 일반제품은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어린이 안전이나 창의성 개발 첨단기술을 활용한 키즈디자인을 위해서는 서로 협력하고 있다”며 “기업 간 모임을 통해 키즈디자인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개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안전, 안심연구소를 설립해 아이들과 어린이를 위한 제품 개발을 협의하고 있다.
키즈디자인협의회는 대상에 해당하는 총리대신 수상작을 비롯해 대표작을 경제신문에 기사와 광고로 소개해주는 기회도 제공한다. 키즈디자인협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검색할 수 있도록 해 기업의 키즈디자인 연구 의욕을 고취시키고 있다.
후쿠다 전무는 “키즈디자인을 커뮤니티 디자인 개념에도 도입하고 있다”며 “지난해 총리대신상을 받은 작품은 도쿄의 한 숲 유치원” 이라며 “아이들이 자연에서 활동하도록 돕는 아이디어와 활동이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유치원은 지역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운영되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이 숲 유치원은 중국 대만 등지에서 벤치마킹하기 위해 자주 방문하고 있다.
후쿠다 전무는 “2년 전부터 정부에서도 키즈디자인에 관심을 두기 시작해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후쿠다 전무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일본 고도기술사회추진협의회와 함께 정보기술(IT) 융복합 로봇을 활용한 키즈디자인 제품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독일 산업계와도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