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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동남아 화폐부터…수수료는 1%
모바일앱으로 원화 입금 후 현지 가맹점서 환전
국내 시중은행 수수료 6~9%에 비해 훨씬 저렴
[ 김태호 기자 ]
P2P(개인 대 개인) 방식을 접목해 1% 안팎의 낮은 수수료율로 환전해주는 서비스가 다음달 처음 국내에 출시된다. 첫 서비스 대상은 환전수수료가 6~9%에 이르는 대만 및 동남아시아 화폐다.
핀테크(기술금융)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캐시멜로는 다음달 대만을 시작으로 P2P 방식의 환전서비스 앱(응용프로그램)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캐시멜로는 국내 최초로 P2P 방식 환전서비스 아이디어를 선보인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창업 직후 아이디어의 독창성 등을 인정받아 엔젤투자자(초기기업 투자자)로부터 2억원을 유치했다. 올초에는 신용보증기금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퍼스트 펭귄 기업’으로 선정돼 향후 3년간 10억원을 지원받기로 했다. 현재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추가로 투자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가 선보일 앱은 모바일로 손쉽게 환전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환전 수수료는 통화 종류에 관계없이 환전 금액의 1%다. 캐시멜로 모바일 앱으로 원화를 입금하고 출국한 뒤 현지 가맹점을 방문해 앱을 보여주면 그만큼의 해당 국가의 돈을 받게 된다.
대만은 현재 국내 시중은행에서 원화를 대만달러로 환전할 때 수수료로 환전금액의 6~9% 정도를 뗀다. 이 때문에 대만을 방문하는 여행객의 상당수는 국내에서 원화를 달러로 바꾼 뒤 현지에서 다시 대만달러로 환전하고 있다. 국내에서 원화를 대만달러로 곧바로 바꾸는 것보다 수수료를 아낄 수 있어서다.
하지만 캐시멜로 서비스를 활용하면 ‘원화→미국 달러→대만달러’로 바꾸는 것보다 낮은 수수료로 ‘원화→대만달러’로 곧바로 환전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윤형운 캐시멜로 대표는 “여행객이 자주 찾는 대만 중심지에 여러 가맹점을 확보했다”며 “향후 홍콩 베트남 필리핀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유럽 진출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캐시멜로의 환전 서비스는 세계에서 처음 선보이는 서비스로 평가받고 있다. 에스토니아인들이 설립한 핀테크 기업인 트랜스퍼와이즈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다른 점이 많다. 트랜스퍼와이즈는 해외 송금 서비스에서 수수료를 절감하는 방식으로 60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트랜스퍼와이즈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기준으로 11억달러(약 1조2400억원)에 이른다. 캐시멜로는 해외 가맹점을 기반으로 여행객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어 트랜스퍼와이즈 서비스가 닿지 않는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