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친박계 일부 겨냥
"국정파탄 세력" 강력 비난
[ 박종필 기자 ] 홍준표 전 경남지사(사진)는 18일 “보수 우파 재건의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며 자유한국당 대표 선출을 위한 7·3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홍 전 지사는 전날 중앙당에 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한 데 이어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당을 전면 쇄신하겠다.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며 “대선 패배는 우리가 자초한 결과다. 보수는 비겁하고 무책임했으며 안일하고 나태했다”고 스스로를 비판했다. 이어 “처절하게 반성하고 근본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며 “모든 문을 활짝 열고 인재를 모셔오고 외연을 확장해 대한민국 우파를 재건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전 지사는 당내 친박(친박근혜)계 를 겨냥한 인적 청산도 시사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친박이 비박(비박근혜)계를 핍박하고 정권 내내 이명박 전 대통령 뒷조사를 하다 보니까 이명박 측의 반란이 결국 탄핵으로 정리됐다”며 “파당을 지어 나라를 폐쇄적으로 운영했기 때문에 빚어진 비극”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친박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국정 파탄 세력은 친박 중에서도 극히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홍 전 지사는 대선후보 시절 ‘홍트럼프’라는 별명이 붙었을 만큼 강한 인상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골수 한국당 지지자를 넘어선 중도층 외연 확장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박계인 김태흠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 출마 기자회견에서 “외연 확장 면에서 (홍 전 지사가)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홍 전 지사는 이에 대해 “(나 말고) 외연 확장을 할 수 있는 후보가 있으면 나와보라”며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전 친박 지도부)은 왜 여태까지 외연 확장을 하지 못했나. 입이 100개라도 할 말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맞받아쳤다.
홍 전 지사는 질의응답 시간의 절반 이상을 언론에 서운함을 표현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당시 종합편성채널 방송 4개 사를 만든 것이 당의 자승자박이 됐다”며 “비판은 받아들이겠지만 당을 조롱거리와 비아냥의 대상으로 만드는 것은 참을 수 없는 모욕”이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