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인상을 강행했던 비비큐 치킨이 결국 백기투항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 조사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경쟁사인 BHC와 교촌치킨도 각각 가격 인하와 인상계획 백지화를 발표하면서 압박이 더해졌다.
16일 BBQ치킨은 긴급 회의를 갖고 최근 올린 30여 개 제품의 가격을 모두 원래대로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차례에 걸친 기습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주한 데다가 공정위까지 가격 인상에 대해 조사에 나서면서 결국 '항복 선언'을 했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가맹거래과는 지난 15일부터 일부 BBQ 지역 사무소를 상대로 현장 조사를 벌여 왔다.
BBQ치킨 관계자는 "정부의 서민 물가 안정 정책에 협조하고자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BBQ가 가격 인상을 진행한 후 이를 되물린 것은 처음이다.
경쟁사들의 '역선택'도 BBQ의 백기 투항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BHC는 AI 창궐로 타격을 입고 있는 양계 농가를 위해 앞으로 한 달간 주력 메뉴인 뿌링클 한마리와 후라이드 한마리, 간장골드 한마리의 가격을 1000원에서 1500원 할인한다고 밝혔다.
AI가 장기화될 경우 할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방침도 내놨다. 할인 금액 부담은 전액 본사가 부담한다.
가격 인상을 앞두고 있던 교촌치킨은 인상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대신 광고 비용을 절감해 가맹점 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당장 하반기 광고 비용의 30%를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BBQ가 가격을 인상한 후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등 후폭풍을 맞고 있는 것을 감안했다는 분석이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BBQ가 가격 인상을 단행한 후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실제로 가맹점 매출이 눈에 띄게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정위 조사와 매출 하락에 따른 가맹점의 압박, 소비자 여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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