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그렇군요
해체작업 담당했던 삼성물산…고철보다 3~4배 비싼 값에 팔아
재활용으로 디스플레이와 '윈윈'
중국 즈위안전자, 실제 생산 아닌 신사업 진출 '과시용' 구매인 듯
[ 노경목 기자 ]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 하반기부터 충남 아산 7공장 1단계 생산라인에 있던 LCD(액정표시장치) 생산장비를 뜯어내고 그 자리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정 장비를 채우고 있다. 뜯어낸 LCD 생산설비는 모두 고철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중국 등 후발국가의 LCD 생산업체에 팔면 모두 합쳐 수백억원 정도 받을 수 있지만 재사용이 가능하게 들어내려면 설비 전환에 걸리는 기간이 수개월 길어지기 때문이었다. 장비를 파는 것보다 OLED 생산을 앞당기는 데 따른 수익이 더 커서 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침에도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생산설비가 중국으로 팔린 것으로 현지 매체 등을 통해 전해졌다. 지난 4월부터 안후이성 후양시에 50억위안을 들여 LCD공장을 짓고 있는 즈위안전자가 고철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던 삼성디스플레이 7공장 1단계 생산라인의 설비 일부를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LCD 생산설비를 넘긴 곳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아니라 삼성물산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공장 신설 공사를 하는 삼성물산은 7공장 1단계 라인의 LCD 설비 철거작업도 맡았다. 관련 계약에는 철거작업을 완료해야 하는 시점을 명시하면서 뜯어낸 설비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삼성물산에 맡겼다. 삼성물산은 뜯어낸 설비 일부를 고철보다 3~4배 비싼 값에 즈위안전자에 매각했다. 삼성물산은 이렇게 얻은 수익을 삼성디스플레이와 나눴다.
즈위안전자가 장비를 사들인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노후화된 LCD 생산설비가 필요한 중국이나 인도 기업들이 디스플레이업체와 직접 계약하는 이유는 장비를 뜯어서 옮기는 데에도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건설회사가 급히 뜯어내 판매한 장비는 성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즈위안전자 역시 본격적으로 LCD 생산을 위해 장비를 사들인 것이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시장성이 사라지고 있는 40인치 TV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어서다. 모회사인 부동산업체 즈위안그룹의 수익성이 지난해부터 떨어지면서 새로운 사업으로 지방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것이 근본적인 목표라는 분석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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