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 참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 결국 경질

입력 2017-06-15 15:11

'도하 참사'로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에 비상이 걸린 한국 축구대표팀이 감독 경질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성적과 경기력 부진의 책임을 물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했다.

전날 '동반퇴진 가능성'을 암시했던 이용수 기술위원장도 함께 사퇴하기로 했다.

2014년 9월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슈틸리케 감독은 2015년 1월 아시안컵 준우승과 그해 8월 동아시안컵 우승의 업적을 이뤘지만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줄곧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해 지휘봉을 놓게 됐다.

2014년 9월24일 취임한 슈틸리케 감독은 2년9개월 동안 한국 축구를 이끌며 역대 대표팀 최장수 사령탑 기록을 세웠으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좀처럼 대표팀의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해 중도하차의 수모를 당했다.

슈틸리케 이전 대표팀 최장수 감독 기록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었던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의 2년6개월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을 이끄는 동안 총 27승5무7패(63득점·25실점)를 기록했다.

A매치로 인정을 받지 못한 2015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전(2-0승)과 2016년 3월 쿠웨이트와 월드컵 2차예선 몰수승(3-0승)을 빼면 25승5무7패가 된다.

기록만으로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슈틸리케 감독 경질의 가장 큰 원인은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드러난 대표팀의 극심한 부진이다.

대표팀은 월드컵 최종예선 A조에서 4승1무3패(승점 13)로 이미 본선행을 확정한 이란(승점 20)에 이어 조 2위다.

하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에 승점 1차로 바짝 쫓기면서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비상이 걸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종예선을 치르면서 홈 경기에서 힘겹게 4승을 챙겼지만, 원정에서 1무3패로 맥없이 무너졌다.

여기에 최종예선 기간 내내 단순한 전술과 허술한 조직력을 보완하지 못해 거센 경질 여론에 휩싸였다.

특히 대표팀은 지난 14일 약체인 카타르와의 원정경기에서 2-3으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한국이 카타르에 패한 것은 33년 만이다.

기술위는 지난 3월 중국 원정경기에서 0-1로 패하고 돌아온 뒤에도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를 논의했으나 '대안 부재'를 이유로 유임을 결정했다.

그러나 믿었던 슈틸리케 감독이 카타르와 경기에서도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뼈아픈 패배를 당한 탓에 기술위도 '악수를 뒀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최종예선 2경기를 남긴 한국은 오는 8월 31일 이란과 홈경기를 치르고, 9월5일 우즈베키스탄과 원정으로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이 걸린 조 2위를 놓고 우즈베키스탄과 다투는 한국은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해야 자력으로 '러시아행'을 확정할 수 있다.

만약 우즈베키스탄이 9차전 중국 원정에서 패하고, 한국이 이란과 홈 경기에서 이기면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한국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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