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없는 곳 찾아다니는 뭉칫돈
2011실 평균 경쟁률 45 대 1
청약 서류 검토할 시간 부족
[ 선한결 기자 ]
오피스텔 분양에 9만 명이 넘는 청약자가 대거 몰려 당첨자 발표를 제때 못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시장 규제 대책을 예고하자 오피스텔로 돈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9~12일 청약을 받은 경기 하남시 ‘힐스테이트 미사역’(조감도) 오피스텔 청약 당첨자 발표를 당초 예정된 14일에서 16일로 연기했다. 9만1771명의 청약자가 몰려 청약 구비서류 검토에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려서다.
이 오피스텔은 지하 6층~지상 30층 12개 동으로 구성됐다. 전용면적 22~84㎡ 총 2024실 중 2011실이 일반분양으로 나왔다. 평균 경쟁률은 45.63 대 1을 기록했다. 24실이 분양된 전용면적 47㎡ 경쟁률은 294.4 대 1에 달했다. 웬만한 서울 시내 아파트 청약 경쟁률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달 24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 서울 신길뉴타운 ‘보라매SK뷰’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27.68 대 1을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 서울 강동구 ‘고덕 롯데캐슬베네루체’는 평균 경쟁률 11.32 대 1, 최고 65.8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시장 규제를 앞두고 갈 곳을 잃은 뭉칫돈이 수도권 오피스텔 투자로 몰렸다고 설명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은 소액의 웃돈이 붙을 가능성이 있어 소액투자자들이 선호한다”며 “정부의 규제 대상도 아니다 보니 한꺼번에 돈이 몰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11·3 대책’으로 아파트 분양권 전매 제한이 강화된 직후에도 오피스텔에 청약 인파가 몰렸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과열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라며 “청약 경쟁률이 높아도 미분양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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