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6 앞세운 LG전자
신용·체크카드 최대 10장 등록, 카드번호 유출방지 기능 강화
'빅스비' 품은 삼성페이
음성으로 명령 내리면 계좌이체 등 은행업무 척척
구글도 페이 서비스 준비…국내업체들과 경쟁 예고
[ 안정락 기자 ] 스마트폰으로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할 수 있는 ‘모바일 페이’ 서비스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국내 시장에 삼성페이 서비스를 선보인 뒤 빠르게 가입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가운데 LG전자도 이달부터 자사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LG페이를 선보였다. 구글이 하반기 국내 시장에 안드로이드폰을 활용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안드로이드페이’를 내놓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는 온라인 등에서 쓸 수 있는 앱(응용프로그램) 형태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과도 시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
◆G6로 LG페이 이용
LG전자는 이달 초부터 프리미엄폰 G6를 통해 LG페이 서비스를 개시했다. LG페이는 스마트폰에 신용카드를 등록해 오프라인에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최대 10장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등록할 수 있고 다양한 멤버십 카드도 별도로 등록할 수 있다.
LG페이는 스마트폰에서 마그네틱 신호를 발생시켜 이를 신용카드 단말기에 갖다 대면 곧바로 결제되는 기술을 적용했다. 삼성전자의 삼성페이와 기능은 비슷하지만 기술은 다소 다르다.
LG페이 서비스는 우선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비씨카드, 롯데카드 등 4개 카드사의 신용카드를 등록해 쓸 수 있다. 오는 9월까지 현대카드, 하나카드, NH농협카드, 삼성카드 등도 쓸 수 있게 된다. LG전자는 앞으로 LG페이를 온라인 결제, 은행 업무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LG페이를 지원하는 기기도 점차 늘릴 방침이다.
김홍주 LG전자 MC상품기획그룹장(상무)은 “앱을 실행할 때 지문 인증을 거칠 뿐만 아니라 결제할 때마다 새로운 가상 카드번호를 생성하는 방식으로 카드 번호 유출을 방지해 주는 등 보안성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다음달 31일까지 LG페이에 등록한 KB국민카드로 5만원 이상 누적 결제하면 5000명을 추첨해 뱅앤올룹슨 블루투스 스피커, 1만원 캐시백 등을 선물한다. 6월 중 롯데카드로 1만원 이상 결제하는 소비자에게는 엘포인트 5000점을 제공한다. 또 13일부터 한 달 동안 LG페이 화면을 캡처해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리면 LG전자 공기청정기, G패드, 스마트워치, 블루투스 헤드셋 등의 경품을 준다.
◆갤S8에서 음성으로 송금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갤럭시S8 시리즈에 담긴 인공지능(AI) 서비스 ‘빅스비’의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해 계좌 이체 등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서비스(사진)를 이달 초부터 시작했다.
갤럭시S8과 갤럭시S8플러스 사용자는 음성으로 계좌 잔액 조회, 송금, 환전 등을 할 수 있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과 제휴해 선보인 서비스다.
갤럭시S8 시리즈 사용자들은 “OO은행에서 엄마에게 5만원 송금해줘” “OO은행 계좌 잔액 보여줘” “OO은행에서 20만원을 달러로 환전해줘”와 같은 음성 명령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빅스비와 함께 삼성전자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 생체 인증 서비스 ‘삼성패스’ 등과 연계돼 있다. 빅스비에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 삼성페이에 연동된 은행 앱을 호출하고, 홍채나 지문 인식을 통해 본인 인증을 한 뒤 은행 업무가 처리되는 방식이다.
본인 인증 수단은 거래 종류에 따라 다르다. 환율 조회는 인증 없이 곧바로 가능하지만 계좌 조회나 이체 등은 홍채·지문 인식 등의 본인 인증 수단이 필요하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우선 삼성페이의 ‘은행 서비스’ 메뉴에서 해당 은행 앱을 설치해야 한다. 또 간편한 이체를 위해 해당 은행의 삼성패스 기반 생체 인증 서비스를 등록하고 입출금 계좌도 지정해 둬야 한다. 이후에는 공인인증서나 1회용 암호 발생기(OTP) 없이도 빅스비를 통해 음성 명령만으로 편리하게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스마트워치 기어S3에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기어S3 사용자는 스마트워치를 카드 결제기에 갖다 대는 것만으로도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다.
◆구글도 페이 서비스 준비
구글은 안드로이드페이 서비스를 한국 시장에 내놓기 위해 준비 중이다. 안드로이드페이를 국내에서 이용하려면 비자·마스터카드의 보안 기술을 적용해야 하는 문제 등이 있어 관련 절차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페이의 한국 서비스는 금융당국의 승인 문제 등으로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비자·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카드사의 보안 시스템 적용도 사용료 등에 이견이 있어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았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구글 안드로이드페이가 국내 시장에 상륙하면 국내 업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후발주자인 LG페이가 얼마나 확대될지도 시장의 관심”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