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지루한 시정연설 대신 PPT·스토리텔링 눈길

입력 2017-06-12 15:05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선 본회의장 스크린에 뜬 파워포인트(PPT) 슬라이드 자료와 스토리텔링이 눈길을 끌었다.

12일 청와대는 30여분 동안 진행된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총 22장의 슬라이드 자료를 별도로 준비했다. 짧은 문구와 함께 어려운 민생을 보여주는 그림과 그래프·도표를 활용한 통계 수치가 주를 이뤘다.

첫 번째 슬라이드는 구직난을 겪는 청년층의 어려운 사정을 언급하는 부분에서 나왔다. 이 슬라이드에는 면접을 기다리는 구직자가 손을 모은 채 찍힌 사진 위에 '면접이라도 한 번 봤으면 좋겠어요'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이어 등장한 두 번째 슬라이드에는 '잘 지내지?'라는 자살 방지 문구가 적힌 한강 다리의 난간이 등장했다. 연설의 내용에 더 많은 공감을 끌어내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됐다.

슬라이드 중에는 눈으로 봤을 때 이해가 더 잘 되는 수치들을 담은 것들도 있어서 추경 예산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도록 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등을 비롯해 추경 예산이 집행됐을 때 늘어나는 일자리 등 기대 효과를 수치로 보여줬다.

청와대가 준비한 슬라이드 자료는 전국에 TV로 생중계된 연설 화면에도 문 대통령의 연설 장면과 분할해 전파를 타기도 했다.

슬라이드 자료는 국회의 협력을 당부하는 대목에서 "함께 합시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이미지로 마무리됐다.

이번 연설에 쓰인 슬라이드 자료는 뉴미디어비서관실과 시정연설 TF가 아이디어를 내서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추경연설 예산안 특성상 각종 수치와 통계자료가 이어지는 데 이를 효과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전달할 방안을 고민하던 중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