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 지지하는 공화당 의원 "한·미 FTA 양국에 모두 이익"
백악관 선임보좌관도 긍정 평가 "양적·질적 투자 모두 늘어"
[ 좌동욱 기자 ]
“CJ푸드가 지난해 제 지역구인 캘리포니아에 식품 연구개발(R&D)센터를 준공한 뒤 양질의 일자리가 늘었습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고 있습니다.” (에드 로이스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미국이 체결한 모든 FTA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가운데 한·미 FTA는 성공적인 무역협정이라는 의견이 미국 현지에서 잇따라 제기됐다.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와 미국산 제품의 한국 내 수입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한·미 무역 흑자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에서도 한·미 FTA 지지
한국무역협회 고위관계자는 “무역협회 경제사절단이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미국 연방 상·하원의원, 정부 관계부처 관계자, 민간 연구소 연구원 등 미국 오피니언 리더들을 개별 면담한 결과 대체로 한·미 FTA는 양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미국 정부와 민간단체들도 한·미 FTA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꾸준히 내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11일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를 지지하는 공화당 인사들도 한·미 FTA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고 무역협회는 전했다. 워싱턴DC의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김인호 무역협회 회장과 면담한 케빈 브래디 공화당 하원의원은 “무역적자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미국 내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상호 성과를 내고 있는 한·미 FTA를 성공 사례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래디 의원은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으로 국경조정세 등을 포함한 공화당의 조세개혁 태스크포스(TF)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 트럼프 정부에 “즉각적인 무역적자 대응조치”를 공개적으로 주장한 루 발레타 공화당 하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의 조언을 수용해 좋은 방향으로 정책을 수정한다”며 “한·미 FTA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발언했다.
◆양과 질 모두 증가한 한·미 투자
대표적 친한파인 로이스 위원장은 무역협회가 지난 8일 워싱턴DC에서 연 ‘한·미 전략대회’ 포럼에 연사로 나서 “한·미 FTA로 한국의 미국 투자가 크게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한·미 FTA가 발효된 2012년 이후 4년간 한국의 연평균 미국 투자는 57억달러로 FTA 발효 전 4년간 연평균 투자액(22억달러)의 2.5배로 불어났다. FTA 체결 이후 소고기, 체리, 치즈 등 미국 농산물과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내 판매도 증가했다.
한·미 전략대회에 참석했던 에릭 브랜스태드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한·미 FTA 발효 후 양국 투자가 양적·질적인 측면에서 모두 늘어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상무부에서 파견된 브랜스태드 선임보좌관은 백악관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인호 회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지난해부터 줄어드는 추세며 한국의 투자와 서비스 수지에 잡히지 않는 무기 규모 등을 감안하면 미국의 대한(對韓) 무역 적자 규모는 더욱 줄어든다”고 설득해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지난해 한국과의 교역으로 발생한 미국의 무역적자는 277억달러로 2015년 283억달러에서 6억달러 감소했다. 올 들어 감소폭은 확대되고 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