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 "GMP 투자로 고성장 시작할 것"

입력 2017-06-09 13:48


"싸우고 싶은 자리에서 싸우고 싶은 때에 싸우는 것이 이순신 장군의 전략이었습니다. 이 전략으로 23전23연승의 전적을 올렸죠. 바이오니아도 이같은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수의약품생산시설(GMP) 투자가 좋은 자리와 때를 만들어 줄 것입니다."

지난 5일 만난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56·사진)는 GMP 투자 이후 회사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연구개발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확보했고, 이제 본격적인 성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박 대표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들어갔을 때, 유전공학진흥법이 만들어졌다. 그는 카이스트에서 유전공학진흥법의 첫번째 정부 과제를 수행하며 DNA 합성기술을 개발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유전공학센터에서 관련 연구를 이어갔다.

박 대표는 "유전공학 연구 초장기라 모든 것을 미국에서 수입했다"며 "유전자 기술은 생명공학에 있어 반도체와 같은 것이라 국산화해야겠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올해로 바이오니아 설립 25년째가 됐고, 매년 매출의 40% 이상이 연구개발에 투입됐다. 이제 그간의 노력이 결실로 돌아올 때가 가까워졌다는 설명이다.

◆ "매출 300억원·영업이익 10억원 목표"

2017년에는 그동안 200억원대에 머물던 매출이 300억원으로 올라서고,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 300억원은 지난해 209억원에서 43% 증가한 수치다. 사업부별로 유전자연구용 제품에서 180억원, 분자진단 사업에서 100억원, 유산균 분야에서 3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유전자연구용 제품은 연평균 8%의 성장세를 보이기 때문에 지난해 160억원에서 올해 180억원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봤다. 2017년 성장을 이끌 사업은 분자진단이다. 2016년 37억원에서 올해 100억원 급증을 예상하고 있다.

박 대표는 "글로벌 기업들이 장악한 분자진단은 세계 인구의 80%는 쓰지 못하고 있는데, 비싸고 너무 전문적이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장비와 시약을 모두 생산해 분자진단의 사각지대에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니아가 주력하는 시장은 아프리카다. 지난해 아프리카 지역 전시회에서 올해의 의학상을 수상하는 등 브랜드가 강해지고 있다. 올해 아프리카 쪽에서 확정된 매출만 40억원 정도다. 시약 매출로 이어지는 장비 매출의 증가도 좋은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1분기 8000만원에 불과했던 장비 매출은 2017년 1분기에 8억2000만원으로 급증했다.

여기에 체지방 개선과 복부둘레 감소에 효과가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BNR17'도 네트워크 판매업체로부터 30억원의 매출을 확정해놨다.

3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면 영업이익도 10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다. 내년에는 5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 "GMP 투자로 신약 임상 본격화"

"질환은 특정 단백질이 과다하게 만들어져서 생기는 겁니다. RNAi(RNA interference)는 관련 단백질이 정상 이상 수준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이것이 상용화되면 지금까지 정복하지 못한 난치성 질환 치료에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박 대표는 2001년부터 RNAi 기술을 개발해왔다. DNA가 단백질을 만드는 설계도라면, RNA는 설계도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설계도 전달 과정을 방해해 단백질 과다 발현을 막는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GMP 투자가 완료되면 바이오니아는 신약후보물질 도출에서 최종 생산까지 RNAi 수직일관화체제를 구축하게 된다"며 "RNA 생산을 위탁업체(CMO)에 맡기게 되면 기술유출의 위험도 있고, 관련 CMO들은 이미 내년 말까지 생산 계약이 꽉 차 있어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개발 중인 RNAi 관련 신약들이 임상 단계에 접어든 만큼, 직접 생산의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유한양행과 공동 개발 중인 흉터치료제와 간암치료제는 내년에 전임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RNAi 기반 탈모방지 기능성 화장품은 내년 임상시험을 마치고, 식약처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GMP 시설의 가동은 내년 3분기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간 약 10kg의 RNA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박 대표는 "한국은 화학합성이나 항체 의약품에서는 개발속도 측면에서 세계에 뒤졌지만, RNAi 신약은 바이오니아가 선진국과 비슷한 시기에 연구를 시작했다"며 "대량 생산 체제까지 갖추게 되면, 세계 리딩 기업으로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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