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 놔두고 모던하우스 인수자문에 미래에셋대우
'거래 소개하는 증권사에 자문 맡긴다' 원칙에 따라 국내증권사로 첫 성장
이 기사는 06월01일(05:1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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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기업 인수합병(M&A)의 자문사로 국내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를 선임해 화제다. MBK는 외국계 투자은행(IB)만 쓰는 것으로 유명한 운용사이기 때문이다.
1일 IB업계에 따르면 MBK는 이랜드그룹의 가구·실내 인테리어 브랜드인 모던하우스를 인수하기 위해 미래에셋대우를 자문사로 쓰고 있다. MBK는 최근 이랜드그룹과 모던하우스 지분 100%와 10년치 임대료로 7000억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MBK가 국내 증권사를 자문사로 선임한 것은 IB업계에서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지금까지 MBK의 자문사는 내로라하는 외국계 IB 가운데서도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독차지해 온 자리였다.
MBK는 법률자문사로 김앤장 법률사무소만 쓴다. 김광일 대표와 박태현 부사장 등 MBK의 파트너들이 김앤장 출신이기 때문이다. 반면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MBK와 ‘전 직장의 인연’이 전혀 없다. 그런데도 MBK의 자문사를 독식하는 숨은 힘은 의리다.
2005년 설립 초기 IB업계에서 햇병아리 취급을 받던 MBK를 고객으로 대접해줬던 이들이 김기준 모건스탠리 대표와 최동석 전 골드만삭스 대표(현 이스트브릿지 대표) 스캇 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전무 등이었다. MBK는 ‘국내 M&A 시장의 영원한 우승후보’로 성장한 뒤에도 자문사를 고정적으로 맡김으로써 의미를 지켜가고 있는 것이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와 달리 미래에셋대우가 MBK의 자문사를 따낸 이유는 보다 실리적이다. ‘좋은 딜(M&A 거래)을 소개하는 증권사라면 외국계냐 국내 증권사냐를 따지지 않고 자문사를 맡긴다’는 원칙이 적용된 사례다.
MBK에 매각대상이었던 이랜드의 외식사업부와 모던하우스를 소개한 곳이 미래에셋대우였다.
엄밀히 말하자면 미래에셋대우는 MBK의 자문을 맡은 최초의 국내 증권사는 아니다. 삼성증권이 2015년 KT렌탈 인수전에서 MBK의 자문사를 맡은 적이 있다. 하지만 KT렌탈 인수전은 롯데그룹의 승리로 끝나면서 삼성증권이 MBK의 거래를 성사시키지는 못했다. IB업계의 성공보수 원칙에 따라 MBK는 삼성증권에 자문료를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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