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없이 생존 어렵다"…로펌, 드론·신흥국 세미나도 연다

입력 2017-06-06 18:47
수정 2017-06-07 06:51
Law&Biz

1회성 행사 탈피 시리즈 기획
미래 신산업 등 '큰 그림' 제시
네트워크 쌓고 기업 고객 확보
맞춤형 비공개 세미나도 인기


[ 고윤상 기자 ] 세미나가 대형 법무법인(로펌)들의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법 지식을 단편적으로 설명하는 수준이었던 ‘1세대 세미나’의 시대가 저물고 특정 분야 내용을 심층적으로 다루거나 산업 흐름을 제시하는 ‘2세대 세미나’가 부상하고 있다. 로펌들은 차별화된 이색 세미나를 잇따라 열어 새로운 기업 고객을 끌어들이면서 동시에 기존 고객을 만족시키는 수단으로 삼고 있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세미나 직후 사건 수임이 이뤄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인맥 등에 의존하는 기존 마케팅 전략을 뛰어넘어 로펌의 전문성을 보여주는 수단으로 세미나가 뜨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성 살린 세미나로 차별화 부각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4월24일 ‘해외건설 클레임 강좌 시리즈 2017’의 첫 강좌를 열었다. 해외에 진출하는 한국 건설사들이 현지 건설법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준비한 ‘스터디형 세미나’다. 영국 로펌 ‘앳킨 챔버스(Atkin Chambers)’ 등 해외 유명 로펌 전문가를 초빙해 한국 건설사 관계자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1회성인 세미나를 시리즈로 기획한 것은 로펌과 기업 고객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실제 자문 수임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법무법인 율촌의 ‘Innovative ICT 시리즈’도 업계의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통합형 기획 세미나다. ‘디지털 사피엔스 시대에서의 데이터 활용 및 규제’ ‘공유경제와 규제정책’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산업 전반을 다루고 있다. 사실상 대기업의 전유물이던 로펌 세미나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으로 확대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법무법인 바른은 다음달 13일 ‘무인자동차 및 드론’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관련 사업을 설명한다. 무인자동차, 드론 등 신산업과 관련한 해외의 입법 및 소송사례 등을 스타트업에 소개할 예정이다. 바른은 세미나 참석 기업들을 잠재 고객으로 연결하기 위해 스타트업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 위주로 세미나를 면밀히 준비하고 있다.

로펌들은 세미나를 통해 기업의 사업 방향을 제시하는 ‘큰 그림’도 보여준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 1일 ‘이라크 진출 재점화’라는 세미나를 이라크 현지 로펌과 공동으로 열었다. 이라크 내 자원 개발과 국가재건 사업 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태평양은 지난 3월 ‘인도투자법제’ 세미나를 열고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현장감 있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맞춤형’ ‘비밀’ 세미나로 고객 관리

‘맞춤형’ 세미나도 주요 마케팅 수단이다. 법무법인 광장은 최근 ‘반독점 관련 한·미 최신 집행 동향 세미나’를 열고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위한 맞춤형 세미나를 열었다. 미국 로펌인 메이어브라운의 공정거래법 전문가를 데려와 트럼프 정부의 반독점법 집행 현황 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법무법인 화우도 ‘맞춤형’ 세미나에 열중이다. 지난달 25일에는 새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계획 등과 관련해 세미나를 열었다. 1일에는 외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고 새 정부 노동정책 영향과 대응 방안을 소개했다.

비공개로 진행하는 세미나도 로펌의 중요한 전략이다. 법무법인 세종의 ‘트와일라잇(Twilight) 세미나’가 대표적이다. ‘비밀스러운’이라는 뜻의 트와일라잇에서 알 수 있듯이 일부 고객사를 대상으로 하는 비공개 세미나로 연 10회가량 연다. 지난 4월에는 보험 분야의 최근 이슈를 주제로, 5월에는 조세 및 회계 전략을 주제로 트와일라잇 세미나를 열었다. 오는 29일에는 ‘문재인 정부의 ICT 정책방향-인공지능 시대의 법적 문제’라는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대부분 로펌은 구체적인 세미나 내용을 공개하기 꺼린다. 예민한 내용이나 로펌의 고객사 리스트가 노출될 수 있어서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초대받지 않은 기업들이 불만을 가질 수 있고 다른 로펌에 고객사를 노출 시킬 수 있어 참석 기업 목록을 철저히 비공개로 한다”고 전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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