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사드 '적정 환경평가' 준비 착수…"원점 재검토까지 고려"

입력 2017-06-06 14:29
국방부가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적정 환경평가 준비에 착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지에 대한 '법령에 따른 적정한 환경영향평가'를 지시를 이행하기 위한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6일 "청와대가 사드 부지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입장을 밝힌 만큼 청와대와 의견 교환을 거쳐 새로운 환경영향평가 방안을 만들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사드 발사대 2기와 사격통제레이더 등이 배치된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원점에서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달 말 종료를 예정으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이다. 국방부는 결과와 관계없이 대규모인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새로 시작하는 방안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국방부는 새로 진행할 사드 부지 환경영향평가를 지휘할 책임자부터 새로 정해야 한다. 사드배치 관련 업무를 총괄해온 위승호(육사 38기·중장) 국방정책실장이 청와대 지시로 직무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다. 위 실장의 직무를 물려받을 인사로는 국장급인 장경수(육사 41기·소장) 정책기획관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부지에서 규모가 큰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할 경우 환경영향평가에만 1년 넘게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이 강하게 요구해온 주한미군 사드의 조속한 완전 가동 시점도 그만큼 늦춰질 수밖에 없다.

국방부는 대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회피하고자 사드 부지를 쪼개 2단계로 주한미군에 공여할 계획이었다는 청와대 발표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청와대와 다른 입장을 내놓을 경우 '항명'으로 비칠 수도 있어서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은 전일 진상조사 결과 발표에서 국방부가 작년 11월25일 작성한 보고서를 토대로 미군 측에 1단계로 33만㎡ 미만의 토지를 공여하고, 2단계로 약 37만㎡의 토지를 공여할 계획이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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