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가구 넘는 대단지 늘며 인기
업무·교통·생활 인프라 매력
집값 3.3㎡당 2000만원 육박
교육시설은 부족
대규모 학원가 없는 게 흠
"중학생 자녀 둔 부모들 강남행…명문 학군 조성돼야 집값 뛸 것"
[ 선한결 기자 ]
서울 마포구가 인기 주거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재개발을 통해 낡은 단독·다가구 주택 밀집지역이 새 아파트촌으로 변신하면서부터다. 지난달 마포구 아파트 매매 가격은 3.3㎡당 1938만원을 기록했다. 성동구(1937만원)를 넘어섰다. 양천구(2034만원)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여의도 도심 등 오피스 밀집지역으로 쉽게 출퇴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주목받고 있다. 대형마트 등 편의시설도 충분히 들어섰다.
아쉬운 점은 학군이다. 교육열 높은 젊은 중산층이 많이 거주하는데도 대형 학원 건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공덕동 A공인 관계자는 “마포에 교육 인프라가 부족하다 보니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면 목동·강남 등으로 집을 옮기는 수요자가 많다”며 “좋은 학군과 학원가만 조성된다면 강남권과 같은 대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흥·아현역 학원가 후보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마포 일대에서 대형 학원가가 조성될 만한 곳으로 대흥역과 아현역 주변을 꼽는다. 교통이 편리하고 근처에 아파트 단지가 몰려 있어서다. 유흥업소 밀집지역과도 충분히 떨어져 있다. 임대료 역시 저렴한 편이다. 학원은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을 사용하는 까닭에 임대료가 저렴한 곳에 자리잡는 특성이 있다.
그러나 학원이 들어설 만한 대형 신축 건물이 없다는 게 문제다. 대흥역에서 마포역 사이에 들어선 아파트는 마포자이2차, 대흥태영, 용강삼성 래미안 등 총 5000가구가 넘는다. 반면 학원은 쉽게 찾기 힘들다. 아파트 외엔 5층 이하 소규모 빌딩이 대부분이어서다.
아현역 일대도 사정이 비슷하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공덕자이, 아현아이파크 등 5500가구가 넘는 신축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지만 대형 학원은 없다. 대신 조그마한 근린상가 건물에 66㎡ 이하 교습소가 듬성듬성 들어서 있다. 교습소는 원장 외 강사를 둘 수 없고 시간당 최대 학생 9명까지만 수업할 수 있어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지 않다.
◆좁거나 비싸거나
아현역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재개발 단지가 많다 보니 신도시처럼 대형 학원 밀집 건물이 생기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아파트가 모인 용강·도화·아현동엔 낙후된 중소형 빌딩이 많아 학부모와 청소년의 선호를 맞추기 어렵다. 신축 아파트 단지 상가는 임차료가 비싸 큰 공간을 쓰기 힘들다.
기존 대형 학원이 없다는 점도 악순환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학원은 건물 임대 후 교육청 허가를 받아야 영업할 수 있다. 주변 환경과 건물 상태 등이 심사 대상이다. 이 허가를 받지 못하면 계약금만 날린다. 학원들이 기존 학원 건물에 뒤이어 들어가는 것을 선호하는 이유다.
대흥역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지난 2~3월 새 학기를 맞아 학원 임대 문의가 많았지만 대부분 마땅한 건물이 없다면서 다른 지역을 알아보겠다고 했다”며 “최근 문의가 들어온 대형 학원도 있지만 아직 입주를 결정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전략적 조성 필요”
학군 조성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용강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마포는 비슷한 평수의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했고 거주자도 고학력·중산층이어서 교육열이 높다”며 “시간이 지나면 마포에 좋은 학군이 자연히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략적으로 학원가를 조성하지 않으면 현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찮다. 대흥역 근처 학원에 근무하는 한 수학강사는 “상위권 중학생이 계속 목동 등 타지로 유출되고 있어 학군 명성을 쌓아가기 힘들다”며 “유명 학원 브랜드가 들어서거나 ‘1타 강사(학원의 대표 강사)’ 강의가 개설되는 등 상위권 학생이 모일 이유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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